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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과잠 빌려 수능치러 갔는데 '비염약' 먹고 졸아 자진 퇴실한 수험생

수능 시험 도중 잠이 들어 문제를 풀지 못하자 중도 포기를 한 수험생의 사연이 전해졌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 '개그콘서트'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가족을 무슨 낯으로 보겠습니까. 제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납니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한창인 가운데, 안타까운 이유로 시험을 중도 포기한 수험생이 나왔다.


시험 직전 먹은 비염약 부작용으로 잠에 들어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자 자진 포기를 한 것이다.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능 시험 도중 잠에 든 한 수험생의 사연이 올라왔다.


인사이트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사연에 따르면 작성자 A씨는 평소 비염을 앓고 있다. 이날 역시 아침부터 코가 막혀 비염약을 먹고 수험장으로 향했다고 한다.


그런데 약을 먹자마자 그는 속이 더부룩해지고 몸이 나른해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다만 예상치 못한 부작용에도 그는 묵묵히 수험장을 향했다.


무려 3년간 오직 이날만을 위해 달려왔는데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그는 지인에게 빌린 서울대 과잠바까지 입고 완벽한 수능이 되길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


하지만 좋지 않은 느낌은 틀리지 않았다. 시험 시작과 동시에 쏟아지는 졸음 속에 헤어나오지 못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국어 영역 남은 시험 시간은 단 30분이었다.


급한대로 문제를 풀어나가기 시작했지만 마지막 10문항은 건들지도 못하고 시험이 끝났다. 여기에 3문제는 마킹조차 하지 못했다.


인사이트A씨가 올린 인증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흐르는 눈물을 삼켜가며 수학에 집중했지만 깨진 멘탈은 쉽사리 돌아오지 않았다. 그의 멘탈은 3점짜리 문제 앞에서 무너졌다. 도저히 개념이 떠오르지 않았고 심장은 빠르게 뛰었다.


국어 시험의 실수를 만회하고자 간절히 시험에 응했지만 3점짜리부터 막히니 좌절감에 빠졌다. 풀 수있는 문제라도 풀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5분 전 종이 울리자 그 마음마저 사라져버렸다.


그는 점심시간 종이 울리자 마자 '포기각서'를 쓰고 시험장을 나왔다. 끝까지 기출문제를 풀면서 수능 준비를 했던 그의 노력은 한 순간에 끝이 나버렸다.


인사이트A씨가 올린 인증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A씨는 "국어 수학은 정말 열심히 했다. 더 해봤자 영어, 탐구는 손도 못 댈 것 같아 각서 쓰고 나왔다"라며 "집에 있는 가족 보러 어떻게 들어가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대 과잠바 빌려입고 수능치러 갔는데 울면서 나가는 걸 보고 사람들이 얼마나 병X같이 생각했을까"라며 "진짜 살기 싫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오늘(3일) 코로나19 유행 속 치러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오전 8시 40분, 전국 86개 시험지구에서 치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