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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150년 전 세계 최초로 사용해 미군도 놀라게 한 '방탄조끼'의 정체

지금으로부터 100년도 전에 미국에서는 조선에게 개발한 방탄조끼가 미국 시민들의 주목을 받았다.

인사이트면제배갑 / Wikimedia Commons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방탄소년단'이 K-POP 최초로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등극하며 역사를 새로 썼다. 


그런데 방탄소년단보다 약 130년 먼저 '방탄'이라고 소개된 한국의 문화가 있다는 걸 아는가. 


1893년 미국 시카고에서 엑스포가 열렸다. 이때 미국은 한옥으로 '한국관'을 만들었는데 '방탄조끼'가 한국관의 메인 전시품이었다. 


방탄조끼가 한국의 대표로 소개됐다는 건 당시 미국인들이 이 방탄조끼에 느꼈던 충격이 그만큼 대단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인사이트대한민국 등록문화제 제459호' 면제갑옷 / 국립중앙박물관


세계 최초로 실전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방탄조끼는 '면제배갑'이라 불리는 것으로 이에 대해 자세히 알기 위해서는 19세기 말 조선의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 


당시 프랑스, 영국, 미국 등 함선들이 다가와 천주교 전파 등을 요구했는데 조선의 정부는 이를 철저히 금지했다. 


결국 통상을 요구하는 조선과 프랑스 사이에 전쟁이 벌어졌다. 


 전쟁이 '병인양요'다. 천주교 박해에 대한 보복을 명분으로 프랑스군이 침입했고 조선의 병사들은 프랑스군의 화력 앞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전쟁을 승리로 마쳤지만 막대한 피해를 입은 조선은 이 서양의 소총에 대항할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흥선대원군은 총알을 막아낼 갑옷을 제작하라고 명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신미양요 / tvN '미스터션샤인'


이렇게 만들어진 면제배갑은 1867년부터 보급되기 시작해 조선과 미국의 전쟁인 신미양요(1871년) 때 사용되기 시작한다. 


당시 면제배갑을 입은 조선군을 본 미군은 "총에 맞은 조선군이 죽지 않고 다시 일어나는 것을 보고 크게 놀랐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이러한 면제배갑의 놀라운 기능이 미군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결국 노획된 면제배갑이 미국으로까지 건너가 엑스포에 전시됐던 것.


인사이트


인사이트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


이 면제배갑의 원리는 13장의 헝겊을 겹쳐 총탄의 운동 에너지를 흡수하도록 한 것인데 이는 듀퐁사에서 개발한 아라미드 섬유를 사용하는 현대의 최신 방탄조끼의 원리와 같다. 


150여 년 전 현대의 과학적 이론이 부재한 상황에서 실험을 통한 경험을 가지고 우수한 방탄조끼를 만들어냈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현재 면제배갑은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에서 한국에 임대되는 형식으로 돌아와 2007년부터 한국에서 볼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