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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키는 것만 하기"...치매 앓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일기장' 발견하고 펑펑 운 아들

돌아가신 아버지가 치매를 앓으며 쓴 일기장을 본 아들은 후회와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렸다.

인사이트(좌) Twitter 'BUSMANTHEWORST', (우)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다시 만난 세계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남한테 피해 주지 않기!", "마음대로 하지 않기"


삐뚤빼뚤한 글씨로 짧은 문구들이 적힌 공책 한 권 위로 눈물이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했던 자신을 원망하고, 아버지에게 소리를 지르며 혼냈던 자신의 과거를 참회하고 아버지의 고통에 이제야 공감하는 후회의 눈물이었다.


지난 28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피넛타임즈는 지난해 온라인을 눈물바다로 만든 한 남성의 사연을 재조명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Twitter 'BUSMANTHEWORST'


지난해 사연의 주인공 A씨는 트위터를 통해 노트 한 권의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오늘은 본가에 있는 돌아가신 아버지 방에서 잘 거예요. 치매를 앓으셨는데 아마도 엄마한테 혼나면서 기억과 사투를 벌이던 아버지의 노트를 발견한 바람에 병원에서 아버지 유해를 보고도 흐르지 않던 눈물이 멈추질 않습니다"라고 전했다.


공책에는 삐뚤빼뚤한 글씨로 적힌 메모가 가득했다.


'시킨 일만 하기', '혼자서는 행동하지 않기', '쓸데없는 일 하지 않기', '다른 사람에게 피해 주지 않기'


아버지의 일기에는 자신을 향한 잔소리가 가득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Twitter 'BUSMANTHEWORST'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며 가족에게 의도치 않은 피해를 주기 시작하자 자신을 다그치기 위해 스스로 혹독한 쓴소리를 퍼부으며 흐려지는 기억과 싸우고 있었던 것이다.


아버지는 자신이 쓴 일기를 보며 머릿속으로 되뇌고 또 되뇌었을 것이다.


'화장지는 다 쓰고 나서 새것 꺼내기', '행주는 바닥에 놓지 않기', '밤에는 덧문 닫기'와 같이 사소한 행동요령 하나하나까지 적어 내려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다시 만난 세계'


인사이트"미안했다. 신이치" / Twitter 'BUSMANTHEWORST'


전에는 당연했던 것들이 치매에 걸린 이후 어려워지게 된 아버지는 옆에 있는 아내와 자식들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힘들게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 쓰는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린 그는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았다.


그리고 공책에 끼워진 흰 종이를 발견한 그는 소리 내 울고 말았다.


백지인 줄 알았던 종이 뒷면에는 '미안했다. 신이치'라는 글이 적혀있었다.


인사이트Twitter 'BUSMANTHEWORST'


한자를 모두 잊은 탓에 그동안 가타카나를 써오던 아버지는 아들의 이름만큼은 잊지 않고 한자로 또박또박 적어 내려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보면서 펑펑 운 글은 처음이다", "내가 저 입장이라면 가슴이 미어질 듯", "오늘 아빠한테 전화 한 통 해야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이런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치매 치료제가 빨리 개발됐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