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6일(월)

"초등학생 때 저를 왕따에서 구해준 첫사랑에게 10년 만에 프러포즈를 받았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플레이리스트 '에이틴2'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첫사랑과 운명같이 재회한 여성의 사연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초등학생이었던 15년 전 또래의 괴롭힘에 힘들어 하던 여성을 구해주며 시작된 둘의 인연은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다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초등학교 동창한테 프러포즈를 받았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 따르면 여성 A씨한테는 10여년간 가슴에 묻어둔 첫사랑이 있다. 초등학교에서 만난 동창 B군이다.


둘의 인연은 12살이었던 2005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또래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A씨를 B씨가 구해주면서 둘은 처음 안면을 텄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 2TV 'SOS - 우리 학교를 구해줘'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A씨가 B씨의 관심을 알게 된 건 그해 생일 즈음이었다. A씨의 학교엔 생일인 친구에게 1천원 이하의 선물을 1개씩 해주는 교칙이 있었는데, B씨는 A씨에게 돌멩이를 선물했다.


A씨는 선물의 뜻을 모르고 B씨가 생일을 잊었다고만 생각했다. 그저 서운해하고 있을 찰나, B씨는 하교 직전 A씨에게 다가와 다이어리를 건넸다.


선물값이 1천원을 넘어 선생님께 혼날까 봐 일부러 반에서 돌멩이를 준 것이었다. 다이어리의 첫 장엔 "생일 축하한다"고 짤막한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둘은 중학교도 같은 곳으로 진학했지만 관계에 특별한 진전은 없었다. 오히려 A씨의 실없는 말 한마디가 관계를 어렵게 했다.


다른 학교와 축구를 하는데 응원해달라는 B씨의 요청을 A씨가 부끄러워 괜히 까칠하게 반응한 것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플레이리스트 '에이틴2'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몰래 그날 남아 경기를 지켜보다 다른 여학생과 어울리는 B씨를 보고 엉엉 울어버린 기억도 있다고 한다. A씨는 첫사랑의 여운을 다 지워내지 못해 성인이 되고 나서도 방황했다.


다른 남자와 교제해본 적도 있지만, 심장이 마치 차갑게 굳은 듯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 그는 우연히 간 동창회에서 다시 심장 박동을 느끼게 됐다.


그 자리엔 첫사랑 B군이 있었다. A씨는 B씨와 재회에 묘한 감정이 교차하면서 눈물을 쏟아냈다. B씨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A씨를 데리고 나가 10여년간 얼어 있던 관계를 녹여냈다.


둘은 이후 연인처럼 데이트를 즐겼다. 주말엔 함께 바다를 보러 갔는데 B씨는 차 트렁크에서 장미꽃 한다발을 주면서 로맨틱한 프러포즈를 하기도 했다.


B씨는 "우리가 만난 지는 얼마 안 됐지만, 옛날부터 너를 좋아했다. 항상 연애가 끝나면 네 생각이 났다"며 "이번엔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갑자기 고백한다"고 말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건축학개론'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너의 결혼식'


그러면서 "생각할 시간 2주를 줄게, 그동안 연락하진 않겠다"며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날 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연락해달라"고 했다.


A씨는 갑작스러운 그의 '직진'이 마구 설레면서도 괜히 망설여졌다. 결국 데이트를 마치고 그는 일주일이 지난 이 날까지 아무런 연락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지금 너무 가슴이 두근거리고 터질 것 같아서 자꾸 멍 때리게 된다"며 "고백하던 얼굴이 생각나고 그냥 부끄럽고 막 또 보고 싶고 그런다"고 말했다.


첫사랑은 성별을 불문하고 누구한테나 아련한 추억이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지난 9월 미혼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첫사랑의 기억'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남성은 63.3%, 여성은 48.7%가 각각 첫사랑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다만 첫사랑과 재회에 대해서는 남녀 간 의견 차이가 분명했다. 남성은 55.3%가 첫사랑과 재회를 기대했지만, 여성은 64.0%가 재회에 부정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