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6일(월)

한 아빠가 쓴 시(詩) '자살'을 읽은 사람들은 펑펑 눈물을 흘렸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부산행'


                                                     자살


약을 먹는다


손목을

긋는다


높은 곳에 올라

몸을 던진다


내일은

행복하기를


눈을 감는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우아한 세계'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어느 아빠가 쓴 시(詩)다. 제목은 너무도 자극적이다. 요새는 '극단적 선택'이라는 말로 순화돼 사용될 정도로 마음을 무겁게 하는 단어다.


내용도 무겁다. 세상을 떠나기 위해 손목을 긋고, 높은 곳에서 아래로 몸을 던진단다. "내일은 행복하기를"이라는 말에서 "오늘은 행복하지 않다"라는 의미가 느껴진다.


"눈을 감는다"라는 마지막 구절은 담담하게 마지막을 받아들이는 것만 같다. 마음을 무겁게 하는 이 시는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마음을 무겁게 하는데 왜 회자되는 걸까.


이 질문의 답은 간단하다. 이 시가 쓰여진 종이의 반대편을 세상 속에 드러내면 '다른 의미'로 변모하기 때문이다. 새로워진 시의 제목은 '살자'인데 처음 '자살'을 읽고 느낄 언 감정을 단번에 녹여준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아빠'


                                                         살자


살기 위해 [약을 먹는다]


꽉 잡는다 내 아이의 [손목을]

내 기필코 회사의 한 획을 [긋는다]


누구보다 [높은 곳에 올라]

치열한 삶 속에 [몸을 던진다]


내 아이의 [내일은]

누구보다 [행복하기를]


행복한 꿈을 꾸며 [눈을 감는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스텝'


접힌 종이를 펴자, '자살'은 '살자'가 됐다. 그리고 극단적 선택의 흐름이 아닌 하루 일과를 담아내는 흐름이 됐다.


사랑하는 나의 2세를 위해 나를 던지고, 치열한 삶 속에서 승리를 쟁취하려는 아빠의 이야기였다. 아이의 행복을 꿈꾸는 아빠의 소망이었던 것이다.


마지막 구절은 삶을 마감하는 게 아닌, 하루를 마감하며 내일을 준비하는 구절이 돼 있었다. 마무리가 아닌 또 다른 시작이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BS2 '한 번 다녀왔습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자살률 부동의 1위인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반전 가득한 이 시는 메시지를 던져준다. 


죽으려던 마음은 간단한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도 삶에 대한 치열한 의지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