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가 먼저 한다고 결혼식 '전원 불참'해 신부 펑펑 울린 선배 간호사들
일찍 결혼한 여성 간호사는 선배들의 태움으로 인해 텅 빈 결혼식장을 보고 눈물을 쏟았다.
남자친구 엄마가 위독해서 먼저 급하게 결혼한 간호사가 있었어요.
근데 수간호사가 "감히 초짜가 선배보다 먼저 결혼한다"면서 결혼식 참석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그때 지방에서 결혼식을 하느라 45인승 버스를 대절했었는데, 간호사는 한 명도 안 타고 행정직만 6명이 탔었습니다.
신부는 대기실에서 펑펑 울고 있는데, 정말 딱하더군요. 그분 결국 결혼 후에 그만뒀었네요.
-A씨 사연을 재구성한 것
[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간호사의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에서 나온 '태움'이라는 말은 이제 대중에게도 익숙한 단어가 됐다.
그만큼 간호사 사이에서 군기를 잡겠다는 빌미로 후배를 괴롭히는 게 만연하다는 것이 널리 알려진 것인데, 아쉽게도 논란 이후에도 태움은 여전하다.
A씨가 목격한 일찍 결혼한 여성 간호사가 겪은 일 역시 여전히 태움 관행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막내 간호사가 먼저 결혼한다는 이유로 아무도 결혼식에 참석하지 말 것을 명령하고 그것을 들어야만 하는 문화가 일반인에게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주작이다', '아니다'로 극명히 갈리지만 일부에서는 "현실은 이보다 더한 일도 일어난다"라고 주장한다.
대한간호협회가 2018년 7275명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인권침해에 대해 실태조사한 결과, 응답 간호사의 40.9%가 태움을 경험했다고 고백했다.
괴롭힘의 주체는 선배 간호사 및 프리셉터가 30.2%로 가장 많았고, 동료 간호사 27.1%, 간호부서장 13.3%, 의사 8.3% 순으로 나타났다.
괴롭힘이 만연한 것에 비해 처벌 규정이 미비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태움과 관련한 '태움방지 3법'도 발의됐다.
최근 태움 피해 간호사에게 산재를 인정한 질병판정위 판정이 나오는 등 태움을 없애려는 범사회적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일인 만큼 어느 정도의 긴장감을 위한 규율은 필요하겠지만, 지나친 행동은 '괴롭힘'에 불과하다는 것을 항상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