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6일(월)

서울대생이 생기부에 아빠 직업 '일용직'이라 적은 '초6 담임'에게 보낸 문자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한 서울대학교 학생이 자신의 트라우마를 고백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얻은 트라우마는 아직도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그는 "이제 그 X같은 생각하기 싫어서 문자 보냈어요"라며 "답장 꼭 하시고 사과하세요. 제발"이라고 했다. 


11일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는 한 편의 글이 올라와 많은 이들의 시선을 끌었다. 


서울대학교 학생 A군은 이 글을 쓰면서 자신의 아픈 기억을 고백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여왕의 교실'


A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선생님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담임선생님은 항상 학생들을 성공으로 이끌어 주려고 여러 가지 얘기를 해줬다"며 글을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담임선생님은 A군을 불러 아버지의 직업을 물었다. 생활기록부에 기재하기 위함이었다. 


A군은 건물 철거 감독 사업을 하고 있다고 답했으나 선생님은 생활기록부에 '일용직'이라고 적었다. 


A군 집안의 소득이 적은 것을 보고 지레짐작으로 일용직이란 용어를 빌려온 것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군의 상처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교훈을 준다는 목적으로 공부를 안 하면 A군의 엄마처럼 된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이 이야기를 함께 들어야 했던 A군은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초등학교 6학년 어린 학생의 뇌리 깊숙히 박힌 콤플렉스는 잊힐만하면 찾아와 A군의 자존감을 바닥까지 끌어내렸다. 


그 콤플렉스는 A군이 서울대를 가야만 했던 이유이기도 했다. 


인사이트 / 사진=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A군은 물었다. "왜 저희 부모님을 본 적도 없으면서 소득액으로 부모님의 직업과 인생을 단정 지으셨죠?"라고. 


서울대 대학생이 된 A군은 이제야 그때의 담임선생님을 향해 목소리를 높일 수 있었다. 왜 그랬냐고, 사과하라고 말이다. 


일부 선생님들의 언어폭력은 사실 한두 해 문제가 된 것이 아니다. 


가치관이 성숙하지 않은 어린 학생들에게 선생님들의 언어폭력은 학생 개개인의 평생을 좌우할 만큼 큰 영향력을 지닌다. 어쩌면 언어폭력은 체벌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과거 체벌이 금지될 때, 일각에서는 '교권이 추락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보다 정확히 짚고 가자면 학생과 선생님의 관계는 체벌로 정립되는 관계는 아니다. 


무너지는 교권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학생의 존경과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선생님이 필요한 듯하다. 


학생을 하나의 인격체로 대해주는 선생님이야말로 교사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A군은 지금 초등학교 6학년 담임선생님의 사과를 원하고 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학생들의 성공을 진짜 바라던 선생님이라면 이제라도 사과하는 것이 옳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