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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걸려 회사에서 '죄인' 취급 당하다 반강제로 퇴사 당했습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자신의 투병 생활을 블로그 글로 풀어낸 책 '코로나에 걸려버렸다'의 저자 김지호 씨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나는 죄인이 아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들은 수많은 질문들을 들어야 한다. "어디서 감염이 됐느냐?", "어쩌다 걸렸냐?", "조심하지 그랬냐?", "확진자 번호는 나왔느냐?" 등등 수많은 질문이 쏟아진다. 


이어지는 추궁에 답변하면 할수록 확진자들은 점차 '죄인'이 되어간다.  


퇴원한 후에도 확진자에 대한 따가운 시선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직장에 다니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김지호 씨는 병원에서 나왔지만 '죄인'이란 타이틀을 벗지 못했다. 


인사이트김지호 씨 블로그


오는 12일 출판을 앞두고 있는 '코로나에 걸려버렸다'는 책이 출간 전부터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책에는 '불안과 혐오의 경계, 50일간의 기록'이란 부제가 붙었다. 직장인 김지호 씨가 코로나19에 걸린 후 50일간의 투병 생활을 적어낸 이 책은 오늘날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담았다. 


스스로 '죄인이 아니다'고 외친 김 씨는 퇴원 후 회사 인사팀 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언제부터 출근하면 될지 이야기를 나누려 했다. 


하지만 수화기 너머에서는 "회사에 있는 사람들이 코로나 옮을까 봐 두려워하네요. 그래서 말인데 우선 자택 근무를 3주 더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팀 팀장은 김 씨가 복귀하면 휴가를 가겠다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했다. 


김씨가 한 매체와 인터뷰한 내용에 따르면 그는 일주일 후 퇴사를 종용받았고 결국 4년이 넘게 다닌 회사를 그만둬야 했다. 


김씨는 바이러스와 싸움에서 이겼다. 하지만 사람들은 두려움이란 바이러스에 걸려 코로나에 걸린 이들, 자신들의 두려움을 더욱 키우는 이들에게 돌을 던지고 칼을 휘둘렀다. 


그는 "코로나 항체가 생겼지만, 사람들은 두려움에 대한 항체가 없었다"고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김씨는 "우리를 혼돈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그 바이러스가 퍼지지 않도록 하는 방법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다. 서로를 위하는 것에서 시작되고 비롯된다는 것을"이라고 했다. 


서로를 위해 마스크를 쓰고, 확산을 막고자 어렵게 가게 문을 닫고, 방역당국의 지침을 책임감 있게 따르는 것이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이렇게 함께 이겨내고 있기에 그간 잃어버린 존재의 이유와 이타심을 찾아야 한다고 김씨는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