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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가 쏘는 것만도 못해"···잠자리 불만으로 이혼하려던 조선시대 여성의 '이혼 소장'

조선시대의 한 여성은 이혼을 허락해 달라며 자신의 사연을 구구절절 적어 사또에게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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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채널A '천일야史'


[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저의 낭군은 수염 난 아녀자와 같습니다"


이 문장은 남편과 이혼을 결심한 조선시대의 한 여성이 사또에게 올린 '이혼 요청서'에 담긴 내용 중 일부다.


엄격한 유교 문화가 지배하던 조선 시대에, 그것도 상대적으로 사회적 지위가 낮았던 여성이 먼저 이혼 요청서를 냈다는 것도 놀랍지만 그 사유 또한 평범하지 않다.


물론 잠자리 문제는 지금도 이혼 사유 중 하나로 인정될 만큼 부부 사이에서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사적인 편지도 아닌 일종의 공문서에 그러한 사연을 구구절절 설명했다는 점에서 많은 누리꾼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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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채널A '천일야史'


이 여성은 해당 글에서 자신을 "박복한 여인"으로 지칭하며 구구절절 긴 사연을 풀어놨다. 


그는 강보에 싸여 있던 어린 시절에 부모를 모두 잃고 외가에서 자란 뒤 스무 살 때 다섯 살 위인 남편과 혼례를 올렸다.


여성은 "결혼한 지 6년이 넘도록 한 번도 이불 속의 즐거움을 보지 못하였다"면서 심지어 잠자리를 거부하기까지 하는 남편 때문에 매일 밤을 눈물로 지새웠다고 털어놨다.


남편에 대해서는 "외모로 보면 여느 사람과 흡사하지만 방안의 일에 이르면 중들과 마찬가지"라면서 "형체는 갖추었으나 힘이 없어 벌이나 벌레가 쏘는 것만도 못하다"고 말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채널A '천일야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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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저의 낭군은 수염 난 아녀자와 같다"면서 자신의 처지를 한탄했다. "이런 삶은 죽느니만 못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긴 글 말미에는 "청춘의 여인이 무용한 장군의 집에서 헛되이 늙지 않게 하시길 천만번 바란다"며 이혼을 허락해 줄 것을 사또에게 간곡히 요청했다.


누리꾼들은 "조선시대에 저런 수위가 통용됐다는 게 놀랍다", "옛날에는 저 정도는 쓸 줄 알아야 이혼할 수 있었구나" 등 다양한 의견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