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서울 광화문 앞에 가면 항상 가장 존경하는 인물 1, 2위를 다투는 세종대왕의 동상이 우뚝 서 있다.
지난 2009년 10월 세워진 세종대왕 동상은 우리 국민뿐 아니라 한국을 찾는 많은 외국인들의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동상을 만든 김영원 교수는 세종대왕의 온화하고 인자한 얼굴, 그리고 은은하면서 넉넉한 미소를 재연하기 위해 끝없이 고민하고 연구했다.
다양한 조선 시대 임금의 영정을 분석한 것은 물론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손 '이석' 씨의 얼굴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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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고종의 다섯 째 아들 의친왕의 12남 9녀 중 11남으로 태어났다. 즉 조선의 26대 임금 고종은 그의 할아버지다.
이씨는 지난 2018년 BBC에서 공개한 영상에서 "나를 모델 삼아 세종대왕 동상을 만들었데요. 세종대왕 역을 맡아 광고 모델 한 번 했습니다"라며 미소를 보였다.
그 미소에서도 알 수 있는 왕실에 대한 그의 생각은 각별하다. 스스로를 "살아있는 조선의 마지막 왕자"라고 소개할 정도다.
영상에서 경복궁 근정전에 방문한 그는 궁에서 살았던 옛 기억이 떠올라서였는지 감흥에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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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의 옆에 한 관광객이 왕이 앉는 어좌를 보고 "그러니까 청와대하고 비슷해. 도둑놈들이 앉았던 자리야"라고 말하자 이씨는 발끈했다.
그는 "역사를 아는 사람이 어떻게 도둑놈이 앉았다고 그래? 현실하고 같은 줄 알아 옛날이? 나 고종황제 손자야. 역사를 그렇게 알면 안 돼"라며 소리쳤다.
이어 등을 돌려 돌아가는 그의 뒷모습은 조선 왕실의 마지막 왕자의 모습이라고 하기에 조금 초라해 보였다.
망국의 왕자로 태어난 그의 삶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경비원과 청소부를 전전했고 한때는 미군 부대 위문 공연 무대에서 가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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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에서 쫓겨난 뒤 이씨가 들어야 했던 건 한국 왕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비판이었다. 그래서 그는 한때 미국으로 옮겨가 살았던 때도 했다.
이씨는 "고종황제를 무능한 임금이다, 그래서 나라를 일본에 뺏겼다(라는 시각이) 문제다"며 "(고종은) 참 슬픈 임금님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걸(고종에 대한 왜곡된 시각) 내가 살아있는 동안 밝히고 가야 한다. 그래야 이 나라의 자존심이 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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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고종에 대한 평가는 극심한 정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긍정적인 시각과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부정의 시각이 함께 존재한다.
이에 따라 고종의 긍정적인 면모를 강조하는 이씨의 주장은 누군가에게 시답지 않은 소리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좋은 모습도, 못난 모습도 결국 우리 역사임을 잊어서는 안 되지 않을까. 역사를 바라봄에 있어 비난이 아닌 비판이 필요한 이유다.
우리가 서 있는 지금이 결국 그 모진 풍파 속에서 이어진 길 위에 있으니 말이다. 또 그 길을 걷게 될 또 다른 이들을 위해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