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6일(월)

소화 안된다는 아내한테 '늦게 좀 먹지 말라' 구박했는데 알고 보니 '간암 말기'였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MBC '킬미, 힐미'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와이프가 떠난 지 3주 되는 날입니다"


한 남성이 지난 27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에 위와 같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자신을 38살 남성이라 소개한 그는 3주 전 35살 아내를 잃었다. 그에게는 6살짜리 딸아이가 있다.


A씨는 아내를 떠올리며 "오늘로 (아내가 떠난 지) 딱 3주가 되는 날이다. 평소 와이프가 소화 기능이 약해 나도 와이프를 별 의심하지 않았던 탓일까. 남편인 내가 좀더 챙겼어야 했는데 아내에게 너무 무심했다"라고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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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설마 30대 중반에 병이 찾아오겠어'라는 생각이 아내의 병을 키웠다고 자책했다.


처음에 아내는 '소화제 좀 사다줘'라는 식으로 은연중 티를 냈던 것 같다. 그때 A씨는 "늦게 먹지 말라"라며 구박이나 해댔다고 후회했다.


뒤늦게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위암 4기였다. 항암을 시작했지만 이미 폐, 간까지 전이가 돼 아내는 고통스럽게 떠났다.


와이프 손을 잡고 울고불고, 제발 죽지 말라며 통곡해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는 A씨.


그는 "멍청한 와이프는 자기 몸이 찢어져가는데도 저랑 애 걱정뿐이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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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사망을 앞둔 말기 암 환자들의 고통을 잡아주기 위해 쓰는 마약성 진통제를 맞으면서도 정신이 돌아올 때면 아내는 "나 가고 나면 우리 딸이랑 잘 살아야 한다"라면서 "그리고 아직 봐줄 만하니까 차만 타고 다니지 말고 운동도 좀 하고 수염도 좀 깎고 그래야 여자들이 만나 주지. 나는 몇년까지만 기억해뒀다가 나중 가면 잊어줘"라고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마음 맞는 사람 생기면 꼭 놓치지 말라며, 너무 미안하다며 웃으며 말하던 게 아내의 마지막 말이었다. 아내는 다음날 의식이 없어졌고, 그렇게 하루를 버티다 그 다음날 세상을 떠났다.


아직도 이 상황이 실감이 안 나고 집에 가면 아내가 있을 것 같다는 A씨는 슬픔을 넘어 갑자기 짜증까지 났다며, 딸을 위해서라도 마음을 다잡고 싶어 글을 남겼다고 전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BS2 '아버지가 이상해'


끝으로 A씨는 6살 딸아이에게는 '엄마가 천사를 만나러 갔다'고 말해둔 상태라며, 아이가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저는 아직 와이프를 보낼 수가 없습니다. 조금 더 그리워하렵니다"라고 말하는 A씨에게는 많은 이들은 "눈물이 난다"라며 "힘내라는 말도 조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딸 예쁘고 건강하게 키우려면 기운차려야 한다"라며 "응원한다"라는 댓글도 줄을 이었다.


갑작스레 사랑하는 아내를 잃어 자책하기 바쁜 A씨가 어서 마음을 다잡고 딸아이와 자신, 그리고 떠난 아내를 위해 씩씩하게 살아가길 기원해본다.


한편, 2019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17년 간암 발생은 남녀를 합쳐서 15,405건이었다. 이는 전체 암 발생의 6.6%로, 6위에 해당한다.


간은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만큼, 암이 발생해도 초기 증상이 없어 조기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알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