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16℃ 서울
  • 8 8℃ 인천
  • 16 16℃ 춘천
  • 15 15℃ 강릉
  • 16 16℃ 수원
  • 13 13℃ 청주
  • 13 13℃ 대전
  • 11 11℃ 전주
  • 13 13℃ 광주
  • 16 16℃ 대구
  • 18 18℃ 부산
  • 16 16℃ 제주

'피아노 없는 피아니스트'···가난한 집에서 세계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된 소녀의 이야기

기초수급자 부모 밑에서 어렵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문지영은 오늘날 세계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됐다.

인사이트부조니 콩쿠르 당시 문지영 / PIANIST Chloe Jiyeong Mun 홈페이지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이 시대에서는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음악성의 자연스러움을 그녀에게서 발견했다"


2015년 부조니 국제콩쿠르 피아노 부분에 참가한 문지영의 연주를 들은 심사위원장 외르크 데무스의 평가다. 


문지영은 스무 살이 되던 2014년 스위스 제네바 국제콩쿠르와 2015년 부조니 국제콩쿠르를 모두 휩쓸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우리나라의 피아니스트다.


특히 부조니 콩쿠르에서는 15년 만에 나온 우승자였다. 한동안 2위만 존재했던 콩쿠르에서 문지영이 아시아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런 그의 어릴적 별명은 '피아노 없는 피아니스트'. 가정형편이 어려워 피아노를 구입할 수 없어서 붙은 별명이었다. 


7살 때부터 피아노를 시작했지만 집에 피아노가 없어 교회나 음악학원 피아노를 빌려 하루 8시간씩 연습했다. 


장애를 가진 기초수급자 부모님이 어렵게 보내준 피아노 학원에 다니면서는 몇 시간씩 정신없이 피아노에 빠져 살았고 집에 와서는 종이에 건반을 그려 넣고 연습했다. 


종이 건반 위를 두드리며 연습을 하면서도 가난을 향한 그 어떤 원망도 없었다. 이런 노력 끝에 그는 점차 음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PIANIST Chloe Jiyeong Mun 홈페이지


2009년 현대차 아트드림 콩쿠르에서 피아노 중학생부 대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대회에서 입상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2014년에는 한예종 음악원 예술전문사 과정에 입학, 국내외 여러 대회에 출전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이어 2015년 부조니 콩쿠르 때 있었던 일은 하나의 전설처럼 전해진다. 


결선 2라운드에서 연주에 몰입해 있던 문지영은 눈앞으로 검은 물체가 휙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한 마리의 박쥐였다. 


환기구를 통해 경연장 안으로 들어온 박쥐는 무려 30분이나 연주회장 이곳저곳을 퍼덕거리며 날아다녔지만 문지영은 어떤 흔들림도 없이 자신의 연주를 마쳤다. 


인사이트PIANIST Chloe Jiyeong Mun 홈페이지


2020년 한예종을 졸업한 문지영은 이제 새로운 행보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스승인 김대진 교수와 함께 '슈베르트: 네 손을 위한 피아노 작품집'을 발매했다. 


엘범에는 슈베르트의 가장 뛰어난 듀엣 작품으로 알려진 '인생의 폭풍'을 비롯해 '환상곡', '가장조 론도', '영웅 행진곡' 등이 실렸다. 또한 슈베르트 사후에 출판된 '소나티네 작품번호 968'도 담겼다.


'피아노 없는 피아니스트'에서 이제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성장한 문지영이 연주하는 아름다운 선율을 직접 들어보자. 


2020년 4월 제757회 하우스콘서트 / YouTube '더하우스콘서트The House Conce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