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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택배 상하차해서 번 알바비 폐지 줍는 할아버지에게 건넨 대학생을 찾았다

배재대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이 남몰래 리어카를 끄는 할아버지를 도왔던 것으로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전했다.

인사이트 / 사진=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집에 계신 할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어요. 몸이 성치 않으신 분이 늦은 시간까지 어린 손주들 분유값 걱정하시는 게 안쓰러워 잠시 도왔을 뿐입니다"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자취방으로 향하던 배재대학교 바이오의학부 2학년생 김태양 군은 오르막길에서 힘들게 리어카를 끌고 가는 할아버지를 보게 됐다. 


'우리 할아버지도 저 연세가 되셨을 텐데... 왜 새벽까지 힘에 부치는 일을 하실까'


김군은 자신도 모르게 묵묵히 할아버지 댁까지 리어카를 끌어다 줬다. 할아버지는 집에 있는 갓난쟁이들 분유값이라도 벌려고 새벽에 폐지를 줍고 있다며 고맙다는 말을 건넸다. 


인사이트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리고 돌아가면서 주머니 안에 꼬깃꼬깃 접혀있던 10만 원을 할아버지에게 건넸다. 밤새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번 돈이었다. 


김 군은 할아버지께 "아이들에게 맛난 음식도 사주고 새벽에 힘든 일도 되도록 하지 않으셨으면 한다"며 따뜻한 한마디를 남기고 집으로 돌아갔다. 


이 사연은 최근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이 눈시울을 붉혔다. 할아버지의 가족이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노란 머리의 배재대 청년을 찾는다"고 했다. 


A씨는 "무엇이 이 학생을 일터로 뛰쳐나가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학생의 위치였다면 할아버지를 돕지 않았을 것"이라며 "부끄럽다"고 전했다. 


인사이트배재대학교 홈페이지


이어 "무언가 변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만으로 이미 성숙해져 가는 과정이라고 느꼈다"며 그는 이미 멋진 사람"이라고 했다. 


이야기를 접한 김선재 배재대학교 총장 김군을 수소문해 찾은 뒤 "새벽까지 택배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들었는데 기특하다"며 "코로나19로 위축된 대학에 흐뭇한 소식을 전해줘 고맙다"고 했다.


김 군은 "할아버지가 생각나서 도왔을 뿐인데 많은 분들에게 알려져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23일 배재대 직원동문회원들은 김군에게 직접 모은 장학금 100만 원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