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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기사가 '손수레' 썼다는 이유로 박스에 '똥칠'해 반품한 여성 입주민

손수레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택배 상자에 똥칠을 해 반품한 여성이 있다.

인사이트 / 사진=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택배를 전달하는 배송사원(택배기사)의 손길은 여전히 멈출 줄 모른다.


매일 적게는 수십개, 많게는 수백개의 택배를 전달하느라 꼭두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열심히 계단을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배송사원을 가장 괴롭고 힘들게 하는 건 산적해 있는 택배나 초여름의 땡볕이 아니다. 바로 자존감을 밑바닥까지 떨어뜨리는 입주민의 갑질이다.


2017년에는 손수레를 사용해 운반한 상품에 오물을 묻혀 반품한 고객도 있었다. 그는 기사가 손수레를 사용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


인사이트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이 사건은 2017년 11월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졌다. 현직 배송사원이라는 글쓴이 A씨는 한 입주민으로부터 당한 갑질을 낱낱히 고발했다.


A씨에 따르면 그는 빗방울이 쏟아진 날 무거운 박스 2개를 배송하려 손수레를 사용했다. 그러나 한 고객은 손수레를 사용한 배송사원의 행동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했다.


이 고객은 A씨에게 "비가 오는데 구루마(손수레)로 택배를 배송해주신 데 대해 정말 실망했다"며 "저와의 약속을 깨시고 이렇게 하시면 반품비는 제가 물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면서 "어제 온 택배 두 건에 대한 반품비는 아저씨가 책임져달라"고 요청했다.


손수레를 왜 사용하지 못하게 하냐는 A씨의 항의에 이 고객은 "아저씨가 너무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없나 봐요? 소비자 맞춰주면 자존심이 상하세요?"라고 응수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그러면서 "구루마로 배송하는 기사는 처음 본다. 남의 돈 편하게 벌고 싶냐"는 등의 메시지를 잇달아 보냈다. "본사에 아저씨가 그만두게 해달라고 요청하겠다"는 등 협박과 욕설도 일삼았다.


A씨가 전화번호를 차단하겠다고 응수하면서 이 대화는 마무리됐지만, 이후 A씨가 올린 후기는 네티즌을 경악케 했다


후기엔 "반품된 물건을 가지러 와보니 박스에 오물이 잔뜩 발라져 있다"며 "차에 실었는데 인분 냄새가 진동한다"고 쓰여 있었다. 그는 인분이 발린 듯한 사진도 여러 장 첨부해놨다.


사연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상에는 고객의 갑질을 비판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하지만 이 사건은 별도의 조처 없이 유야무야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3년이나 흐른 지금까지도 택배기사에 대한 갑질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지난달 7일 경기도 용인시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이 택배기사를 폭행해 중상에 빠뜨리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