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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과 함께 '동영상' 많이 찍으세요…" 교통사고로 아버지 잃은 학생이 남긴 글

어색하더라도 부모님과 함께 영상을 찍으면 나중에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이 온라인을 강타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증인'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어색하더라도 부모님 영상 하나쯤은 꼭 남겨두세요"


2015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글쓴이는 별다른 부연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부모님의 목소리와 표정이 생생하게 담긴 영상을 남겨놓으라고 한다.


이 글은 당초 큰 관심을 끌진 못했지만, 얼마 전 조언대로 영상을 찍어놨던 한 대학생의 후기가 알려지면서 새로 조명되고 있다.


최근 에브리타임에는 이 글을 보고 부모님을 영상에 담았다는 대학생 A씨의 후기가 올라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 '가족끼리 왜 이래'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황금빛 내 인생'


A씨에 따르면 2015년 이 글을 우연히 접한 그는 아무 주제도 없는 영상 하나를 찍었다. 영상엔 가족 3명이 덩그러니 나온다.


부모님은 갑작스러운 촬영에 당황해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부끄러운 듯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 아버지, 거울을 보며 얼굴을 단장하는 어머니.


영상은 별 내용도 없이 그저 함께 손 하트를 날리며 마무리된다. 그러나 이 영상엔 그해 따뜻하고 화목했던 A씨 가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A씨는 영상을 찍고 1년이 안 돼 아버지를 여의었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이 몰려들면, 그는 영상에 기대 알 수 없는 위로를 받았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생생한 아버지의 육성, 입가에 희미하게 띈 미소, 발갛게 상기된 볼. 다시는 볼 수 없던 아버지가 거기 그대로 남아 있었다.


A씨는 입대하고 나서도 휴대폰에 남아 있는 영상을 보며 견뎠다. 수년째 어색한 미소를 짓고 있는 아버지를 보며 웃음이 살짝 번졌다.


그는 "신입생이던 때 그 글을 보고 감명받아 '하나쯤 찍어놔야지'라는 생각에 영상을 찍었다"며 "조언에 너무 감사드린다"고 고마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