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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 공부 잘하면 행복할 텐데"···아빠 말 듣자마자 부모 눈앞에서 투신한 15살 아들

아빠의 말을 들은 중학생 아들은 고민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베란다로 뛰어가 아래로 추락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조선 '지운수대통'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너만 공부 잘하면 우리 집은 행복할 거야"


아빠의 말을 들은 중학생 아들은 고민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아파트 베란다로 뛰어가 아래로 추락했다.


그날은 15살인 A군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날이었다.


지방에서 교사로 근무하는 아버지는 오랜만에 집으로 올라왔고, '가족의 행복'이라는 주제로 가족회의를 하자고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군은 '우리 가족은 행복한가'라는 주제로 시작한 가족회의를 하기 위해 거실에 앉아 있었다.


아버지는 여러 이야기를 하던 중 마지막으로 A군을 지목했다.


최근 성적이 떨어졌던 A군에게 아버지는 "너만 공부를 잘하면 우리 가족 모두가 행복할 텐데"라고 말했다.


그러자 A군은 "그럼 나만 없으면 행복하시겠네요"라고 마지막 말을 남긴 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그 자리에서 투신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군이 아파트 베란다를 통해 투신하는 모습을 온 가족이 목격한 것이다.


그는 정말 아버지의 그 말 한마디 때문에 우발적으로 목숨을 끊은 것일까? 사실 A군은 그전부터 힘겨움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A군이 다니던 학교 관계자는 당시 "A군이 장래희망란에 '노숙자'라고 써 상담했었다. 당시 그가 '우리 집에 자유가 없다'고 한 게 기억난다"고 회상했다.


평소 아버지는 A군과 그의 누나의 학습상태를 점검한 뒤 문제가 생기면 어머니에게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YouTube '梨视频'


A군에게는 "너만 없으면 행복할 것"이란 아버지의 말이 그간 쌓여왔던 불만의 기폭제가 됐을 것이다.


2013년 있었던 이 일은 2014년에 조선일보에서 기사로 다룬 바 있다. 최근 청소년(10~24세)의 자살률이 상승하며 A군의 이야기가 재조명됐다.


2019년 자살예방 백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은 7.6명(인구 10만 명 기준)이다.


자살 시도자 3명 중 1명은 도움을 얻기 위해 자살을 시도하며, 시도 전 주변에 SOS를 보낸다고 한다.


내 주변에 힘겨워하는 친구가 있다면 무심코 넘기지 말고 꼭 진지하게 상담해주자. 자살예방센터에 연락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