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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먹고 잘 곳 없는 남자 재워준 제 친구가 칼에 '얼굴·가슴·목'을 찔려 죽었습니다"

인천의 한 원룸에서 20대 남성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친구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훔친 돈을 '유흥비'로 쓴 범인이 끝까지 발뺌하고, 거짓말을 한다면 지켜보는 친구는 얼마나 큰 '화'가 날까.


미루어 짐작도 할 수 없을 만큼의 슬픔의 무게 속에서도 친구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합당한 처벌'을 바라는 한 누리꾼의 사연이 알려졌다.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친구가 살인사건의 피해자가 됐습니다"라는 제목의 사연 한 편이 게재됐다.


사연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작성자 A씨의 친구 B(29·회사원)씨는 친구와 새벽 3시경까지 다른 친구와 술을 마시고 헤어졌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래도 아쉬웠던 B씨는 남동구 간석동 길에서 배회하다가 처음 만난 C(43·무직)씨와 구월동 노래주점에서 함께 술을 마셨다고 한다.


A씨에 따르면 B씨는 평소 마음씨가 곱고 착한 데다 성격까지 유쾌해 처음 본 사람과도 빠르게 친밀감을 쌓았다.


그는 "그날도 나이 많은 형을 만나 좋은 감정에 '형님' 하며 다가갔던 것 같다"고 말했다.


B씨와 C씨는 24일 정오까지 술을 마셨다. 그리고 그것이 B씨의 마지막 술자리였다. 


인천남동경찰서에 따르면 이틀 뒤인 26일 오후 7시 44분쯤 이웃 주민은 구월동 원룸에서 피를 흘린 채 숨져 있는 B씨를 발견해 즉각 경찰에 신고했다. 


B씨의 시신에는 얼굴과 목, 가슴 등에 흉기에 찔린 자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수사를 벌인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를 모두 돌려보며 24일 오후 2시쯤, C씨가 B씨의 원룸에서 휴대전화와 노트북, 신용카드 등을 훔쳐 달아났다는 것을 확인했다.


원룸에서 범행에 사용된 흉기도 발견했다.


28일 경찰은 살인 혐의 등으로 C씨를 긴급체포했고, 곧바로 조사를 시작했다.


경찰 조사에서 C씨는 "당시 술에 취해 있었다"면서 "나는 B씨를 살해한 기억이 없다"고 진술했다. 또 "휴대전화, 노트북, 신용카드 등은 지하철역에서 주웠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

청와대 국민청원


A씨는 "범인은 경찰에서 원한 관계가 있었냐고 물을 만큼 얼굴, 목, 가슴 등을 잔혹하게 찔러 사망케 했다"며 "그래놓고 그날 오후에 친구 카드로 안마방 2회, 노래방, 술집을 갔다"고 분노했다.


이어 "친구를 화장하고 보내주고 왔는데도 이게 무슨 일인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회사 다니면서도 혼자 조용한 곳에서 영어 공부해보겠다고 본가에서 나와 원룸 산 지 몇 달 되지도 않았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고 말했다.


A씨는 친구가 편안히 눈이라도 감을 수 있도록, 주취 감형 없는 합당한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심정을 밝혔다.


해당 사연은 어제(2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 원룸 살해사건 살인자의 거짓 진술에 엄격한 처벌을 받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 청원에도 올라왔다. 


3일 오후 3시 기준 약 2천명이 청원에 동의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