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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걸린 80대 할머니 돌보기 싫어서 '수면제' 과다 처방해 잠만 재운 요양원

지방의 한 요양원에서 치매로 요양원에서 생활하던 85세 할머니가 가만히 누워있게 하려고 수면제를 과다 처방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지방의 한 요양원이 80대 치매 환자에게 수면제를 과다 처방한 것으로 드러나 시설에 부모를 맡길 수밖에 없는 자식들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었다.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는 지방의 한 요양 시설이 85세의 치매 환자 A씨를 가만히 누워있게 하려고 수면제를 과다 투약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치매로 요양원에서 생활하던 A씨는 어느날 결핵 진단을 받고 대학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곳에서 A씨 가족은 주치의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주치의는 "(A씨가) 어디서 이 많은 수면제를 먹어왔냐. 80kg 장정이 먹어도 과한 약을... 도대체 약 어디서 났냐?"라고 말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당시 몸무게가 36.4kg에 불과했던 A씨에게 과다한 양의 수면제가 투약된 것이었다.


앞서 지난 2017년 건강했던 A씨는 요양원 입소 후에 점차 건강이 나빠졌다. 입소한 지 3개월쯤 지난 7월에는 휠체어를 타야 했다. 


그해 가을경에는 앉아있기도 힘들어서 옆으로 쓰러질 정도였고, 지금은 가만히 누워 허공만 바라볼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했다. 


해당 방송은 주치의의 말을 바탕으로 A씨가 있던 요양원을 취재했다. 그 결과 A씨는 요양원에 있던 지난 1년 8개월여 동안 하루 4번에 걸쳐 9~10가지 약을 복용해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 약 중 치매약은 세 종류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모두 신경안정제였다. 


'김현정의 뉴스쇼'는 이 신경안정제의 부작용에 주목했다. 하나같이 졸음과 어지럼증을 부작용으로 가지고 있는 약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요양원에서 졸음·어지럼증과 같은 약의 부작용을 정작용처럼 이용했다고 전했다. 


심지어 이 신경안정제 중에는 치매 환자의 생명에 치명적인 약이 포함돼 있다고도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날 공개된 녹취 파일에서 요양원 관계자는 "기어 다니시고 배회하시고, 넘어지실까 봐 그런 것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라고 전했다. 


방송에 출연한 취재진은 "현 제도에 따르면 요양원과 요양병원으로 분류된 곳에서 무슨 약을 얼마나 썼는지, 환자를 어떻게 치료했는지 건강심사평가원에서 들여다볼 수가 없다"고 전했다. 


이어 "보호자들이 처방전을 보고 무슨 약인지 어떻게 알까"라며 "환자에 대한 건강관리 정보를 체계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제도가 먼저 필요해 보인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