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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공 생가터 표석 30년째 매일 닦는 ‘이순신 할머니’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생가터 기념 표석을 30년 동안 매일 닦는 할머니가 있다. 표석 바로 옆에서 신문 가판대를 운영하는 이종임씨다.

충무공 생가터 표석 앞에서 제사를 지내는 이종임(80) 할머니 via 서울 중부경찰서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누가 하라고 해서 하는 것도 아니고 죽을 때까지 하겠다고 맹세했어요."

 

아무도 돌보지 않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생가터 기념 표석을 30년 동안 매일 닦는 할머니가 있다.

 

주인공은 서울 중구 명보극장 앞, 표석 바로 옆에서 신문 가판대를 운영하는 이종임(80·여)씨.

 

이씨는 매일 아침 7∼8시께 표석 주위를 빗자루로 쓸고 표석을 닦는 '의식'을 표석이 처음 생긴 1985년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해오고 있다. 비가 오는 날에도 이 일과는 거르지 않는다. 

 

충무공 탄생 470주년인 28일 오전에는 조촐하게 제사상도 차렸다.

 

충무공은 1545년 한성부 건천동, 지금의 명보극장 자리 생가에서 태어났고, 1985년 기념표석이 세워졌다. 

 

이씨는 "표석에 쓰레기를 버리거나, 근처에 오토바이를 세워두는 행인이 있으면 싸우기도 한다"며 "이순신 장군은 위대한 분인데 생가터 표석이 너무 지저분해서 안타깝다"며 되물었다. 

 

주변 상인들은 이런 이씨를 '이순신 할머니'로 부르며 칭찬하지만 이씨는 "대단한 일도 아니고 지저분하니까 깨끗이 닦은 것일 뿐"이라며 "원래 사람 안 다닐 때 남모르게 했는데 언제부턴가 알려졌다"며 쑥스러워했다.

 

그는 "최근에는 이게 알려지면서 함께 도와주는 분들도 있다"며 "죽을 때까지 하겠다고 맹세했으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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