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트럼프·김정은 대화 잘되자 '납치·암살' 가능성 보도하는 日 언론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북미정상회담이 사실상 확정되고, 더불어 한반도에 평화 무드가 조성되자 일본 우익들의 심기가 불편한 모양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이동할 때 전용기가 납치되고 또 암살까지 당할 수 있다고 '우려 아닌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일본 우익 성향 매체 산케이 신문은 1일 "사이버 공격 기술 발달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이동할 때 전용기가 납치될 수 있고, 심지어 암살되는 것도 허풍이 아니게 됐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어 지상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비행 중인 항공기를 제어 불능 상태로 만들 수 있고 실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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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미국 CNN도 지난 2013년 독일 보안 전문가가 스마트폰 앱으로 항공기를 원격 조종하는 장치를 개발했다'고 보도했다고 소개했다.


매체는 "아직까지 해커가 항공기를 원격 조작한 사례는 없었지,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케이 신문은 또 북미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열릴 경우 평양에서 약 6시간 30분을 비행해야 한다며 "이 전용기의 보안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항공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 전용기가 노후했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참고로 김 위원장은 오는 12일 전용기 참매 1호를 타고 싱가포르 국제공항에 입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항공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의 전용기는 노후화됐고 사이버 공격에 만반의 대책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전용기와는 천양지차(하늘과 땅만큼의 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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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더해 최신 보안 시스템을 갖춘 각국 공항들도 사이버 공격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 같은 주장에 힘을 보탰다.


다나카 히로시 전 일본 육상자위대 통신학교장은 "사이버 공격이 공항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항공기도 공격을 받을 수 있다"며 "기술적으로 김 위원장의 전용기를 원격 조작하는 것은 불가능지 않다고 생각하고, 누군가는 정상회담을 교란하기 위해 사이버 공격을 실행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된다면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미국은 북한과 최신 보안 대책을 공유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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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츠카 미쓰요시 일본 도쿄공대 교수도 "인터넷 환경만 조성되면 사이버 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에 모든 위험을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시스템 보안 수준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전용기 추락이나 암살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산케이 신문만이 아니다.


일본 대표 우익 인사인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도 지난달 16일 도쿄에서 열린 강연에서 6·12 북미정상회담을 거론하며 "그 볼품없는 전용기가 무사히 싱가포르까지 날아갈 것을 기대하지만 도중에 추락해도 시시해서 말할 거리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논란을 샀고 교도 통신은 "북미정상회담이 진전됐다는 점을 평가하는 도중 나온 발언이지만 경솔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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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무라 야스토시 관방 부장관은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전날 야노 고지 재무성 관방장을 통해 아소 부총리에게 발언에 주의해 달라고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현재 일본은 우익 성향의 매체와 우익 인사가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재 뿌리기'를 하고 있다. '재팬 패싱'에 대한 불안한 속내를 악담을 통해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북미정상회담과 김 위원장에 대한 일본 내 우익 세력들의 비난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그가 건넨 친서에는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한 내용이 담겨 있을 것으로 관측되며 이 만남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 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은 예정대로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