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8일(일)

새벽 근무 중 쓰러져 열흘 만에 숨진 30대 파출소 경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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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119 구급대원이 취객의 폭행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번에는 현직 경찰관이 야간 근무 중 쓰러져 열흘 만에 목숨을 잃었다.


시민들과 가장 가까운 현장 일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소방관, 경찰관 등의 잇따른 사망 소식에 이들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3일 충북 진천 A파출소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9시 30분께 해당 파출소에서 근무하던 A(39) 경사가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을 거뒀다.


앞서 A 경사는 지난달 22일 새벽 근무 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의식 불명에 빠져 도내 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A 경사는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해당 파출소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 경찰은 "(A경사는) 주·야간 근무를 번갈아했고 ,야간 근무도 많이 했다"며 "평소 몸이 안 좋은 건 아니었다"고 전했다.


이어 "지병이 있었는지 알 수 없으나 야간 근무 자체가 힘들다"고 밝히며 "(A경사는) 동료들과도 원만히 지내고 참 좋으신 분이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인사이트지구대 경찰의 일상을 그린 tvN 드라마 '라이브' 속 한 장면 / tvN 라이브


최근 경찰을 소재로 한 tvN 드라마 '라이브'가 방영되면서 지구대 경찰의 열악한 현실과 고달픈 일상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맨몸으로 흉기를 소지한 범인을 제압해야 하고, 조금만 힘을 쓰면 독직폭행으로 몰려 경찰복을 벗어야 하는 지구대 경찰관들.


여기에 사건이 터지면 아픈 자식도, 부모도, 아내도, 남편도 모두 내팽개치고 현장으로 달려 가야 하는 지구대 경찰들의 일상이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이는 드라마에서나 등장하는 과장된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로 지난해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전국의 순직 경찰관은 86명, 자살 경찰관은 116명으로 집계됐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관이 업무 스트레스로 목숨을 끊거나, 현장에서 사망에 이르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드라마'


한양대병원·연세대·서울대 공동 연구팀이 공무원(86만 221명·평균 35.6세)을 대상으로 직군별 질병 위험도를 비교한 결과, 다른 직군보다 경찰공무원의 급성심근경색 발병 위험이 1.8배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심근경색을 비롯한 심뇌혈관질환들은 장시간 근무, 수면부족, 업무상 스트레스 등에 시달릴 때 주로 발생한다.


아울러 2016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발표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경찰은 소방관, 병원 종사자들과 마찬가지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한국고용정보원 자료(2013년)에서도 스트레스 1위 직업은 경찰이었고, 국내 730개 직업 중 '불쾌하거나 화난 사람 대응 빈도'가 가장 높은 직업도 경찰이었다.


이와 관련 이정미 의원은 "국민 생명을 지키는 경찰의 안전은 국가가 지켜야 하기에 안정적 치료와 요양은 물론 근본적인 제도적 뒷받침이 될 수 있도록 인원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