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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찾아야죠” 설 명절 팽목항 지키는 세월호 가족

10개월 넘게 팽목항을 지키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과 실종자 수습을 위해 인양이 꼭 필요하다며 그때까지 이곳 팽목항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

 

"명절이면 집에서 함께 음식 차려먹고 술도 마시고 그랬는데, 그 시간이 너무나 그립네요." 

 

세월호 실종자 가족 권오복(61)씨는 설 명절인 19일 여전히 진도 팽목항에 머물며 돌아오지 않는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권씨의 동생 재근(52)씨와 조카 혁규(9)군은 세월호 참사 이후 다른 실종자 7명과 함께 여전히 가족의 품으로 귀환하지 못하고 있다.  

 

권씨는 "명절 음식 만들던 제수씨, 함께 소주 한잔 기울이던 동생, 보고만 있어도 예쁜 조카의 얼굴이 자꾸 생각난다"며 "아들에게도 '여기를 떠날 수 없으니 설 명절은 따로 보내자'고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명절이어서 안산에 잠시 머물던 실종자 가족들이 내려왔고, 희생자 가족들도 내려오기로 했다"며 "같은 처지의 가족들과 의지하며 명절을 보내겠다"고 했다.

 

실종자 수색 작업이 종료되고 정부 차원의 인양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세월호 실종자 9명의 가족들은 여전히 팽목항을 지키며 세월호 인양이 결정되고 실종자들이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한결같이 기다리고 있다. 

 

명절을 맞아 안산을 오가며 잠시 자리를 비운 실종자 가족과 일부 희생자 가족들도 팽목항에 다시 모였다. 

 

팽목항은 고향을 찾는 귀성객을 실어나르느라 분부한 모습이지만 한쪽 켠에 마련된 실종자 가족들의 임시 숙소에는 고요한 적막감이 흘렀다.

 

가족을 찾아 분주한 사람들 속에서 임시 숙소는 쓸쓸한 분위기지만 전국 곳곳에서 보내오는 세심한 관심은 이들이 버티고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 해체 이후 공식적 지원이 끊기면서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각지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명절이라고 떡국을 보내오는 사람도 있다며 실종자 가족들은 고마움을 전했다. 

 

숙소 옆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 분향소에도 전국에서 추모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0개월 넘게 팽목항을 지키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과 실종자 수습을 위해 인양이 꼭 필요하다며 그때까지 이곳 팽목항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권씨는 "전문가들도 가능하다는 인양을 정부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답답한 마음에 팽목항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 가족들의 희망은 인양 뿐이다. 정부가 조속히 인양을 결정해 사랑하는 가족들이 돌아오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 노란 리본과 실종자 현수막이 걸려 있는 팽목항 등대길에 합동차례상을 차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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