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임시정부 3년 임시정부의정원 / 국가보훈처
[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올해로 제99주년을 맞이한 3·1절에도 인정받지 못한 독립운동가들이 있는 반면 '친일파'인데도 버젓이 국립현충원에 묻힌 사람들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김민석 민주연구원장은 지난달 18일 기자간담회에서 "백범은 역사적 위상으로 봐서 정부 수반급으로 모셔져야 한다"며 김구 선생 묘소의 국립현충원 이전을 주장했다.
김 연구원장은 "좌파의 무관심과 우파의 폄하로 저평가된 임시정부를 역사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며 이념논쟁에 휘말려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던 독립운동가들이 받은 부당한 대우에 대해 언급했다.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누구보다 앞장선 백범 김구 선생은 국립묘지에 안장되지 못한 반면 '친일파'로 분류된 인물이 63명이나 국립현충원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이 사실이 널리 알려진 것은 지난해 10월로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이 국가보훈처로 받은 자료를 토대로 진상 규명한 사실이 밝혀지면서다.
해당 자료를 통해 2009년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는 친일 행위를 했다고 판단한 사람 가운데 무려 11명이나 현충원에 안장돼있다고 전했다.
국립서울현충원에는 김백일, 김홍준, 백낙준, 신응균, 신태영, 이응준, 이종찬 등 7명의 묘지가 있으며 대전현충원에는 김석범, 백홍석, 송석하, 신현준 등 4명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군, 만주군 등에서 근무한 전력으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분류됐다.
민족문제연구소 친일인명사전 / 민족문제연구소
여기에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친일인사까지 합치면 현충원에 안장된 친일파는 63명(서울 37명·대전 26명)에 달한다.
나라를 위해 싸우다 돌아가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모시는 현충원에 있어서는 안될 '친일파'가 함께 묻혀 있는 셈이다.
실제로 민족문제연구소 박한용 교육홍보실장은 과거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백범 김구 암살범 김창룡 준장, 일제강점기 간도특설대 장교로 근무한 백선엽 장군 등 부적절한 인사가 현충원에 안치돼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과거 친일 인사, 해방 이후 민간인 학살, 독재 권력에 부역했던 인사 등의 묘소를 국립현충원에서 당장 옮기기도 쉽지 않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법률상 강제로 옮길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논란이 됐던 이 문제는 아직도 해답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상태다.
내년은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다.
지난달 27일 청와대도 대통령직속으로 해당 사업을 제대로 추진할 기구를 만들고 3·1운동과 임시정부를 '국민의 나라'이자 민주공화국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강력한 포부를 밝혔다.
2019년 건국 100년을 맞이해 임시정부의 뜻을 계승하고 해방 이후 제대로 청산되지 친일 잔재를 제대로 해소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이하영 기자 ha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