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당신은 너무 합니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찬바람이 가시지 않은 2월, 본격적인 졸업 시즌이 돌아왔다.
초·중·고등학교 할 것 없이 전국 곳곳에서 친구들과 헤어지는 아쉬움을 달래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는 축하의 자리가 이어졌다.
한 손에는 졸업장, 다른 한 손에는 꽃다발을 들고 졸업사진을 찍는 것 역시 졸업식의 필수 코스다.
이러한 가운데 졸업시즌만 찾아오면 꽃다발로 '얌체짓'하는 사람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는 한 꽃집 주인의 호소글이 올라와 눈길을 끈다.
지난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졸업식 꽃다발로 사진만 찍고 환불하는 손님이 있어 힘들다는 누리꾼의 사연이 게재됐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10년째 꽃집을 하고 있는 누리꾼 A씨는 졸업식 특수가 찾아와도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자식에게 줄 꽃다발을 기쁜 마음으로 사 간 손님들이 졸업식이 끝나면 도리어 "환불 해달라"고 찾아오기 때문이다.
길어야 1~2시간이면 끝나는 졸업식에 비싼 돈주고 산 꽃다발이 아깝다는 게 손님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영하로 떨어진 날씨에 몇 시간씩 밖에 방치됐던 꽃들이 성할 리 없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
A씨는 "꽃도 생명이 있는 생화인데, 졸업식 들고 갔다가 밥도 다 먹고 여기저기 치여서 상한 꽃다발을 가지고 온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 "이미 만들어놓은 꽃다발을 골라 사가면서 나중에 '별로다', '마음에 안든다'라며 환불하러 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비단 입학, 졸업시즌만의 문제는 아니다. A씨는 평소에도 "고백한다고 꽃다발 사서 갔다가 차였다며 환불하러 오는 사람도 있다. 간혹 한두 명이 아니라 아주 많다"고 전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도깨비'
'꽃다발 얌체족'에 누리꾼들도 분노했다.
누리꾼들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냐", "꽃 환불은 상상도 못 해봤다", "진심을 담아 줘놓고 왜 다시 환불하냐" 등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꽃집에서 아르바이트한 적이 있다는 한 누리꾼은 "졸업식 끝나면 눌리고 접힌 꽃 들고 와 환불해달라 하는데, 장미꽃 봉우리가 작다거나 색상배합이 마음에 안 든다거나 등의 변명을 댄다"고 말했다.
심지어 "다른 집에서 구매한 꽃을 가지고 와서는 어차피 풀어서 다시 팔면 되니 돈을 달라고 요구하는 사람도 있다"며 A씨의 고충에 공감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한편 경기불황과 김영란법의 여파로 입학, 졸업 시즌 꽃다발 판매량은 매년 점점 떨어지고 있다.
국회 농립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화훼류 소매시장 거래액은 28.3% 감소했다.
그중 꽃다발·꽃바구니가 16.0%, 근조·축하화환 27.0% 정도 줄었다. 전문가들은 청탁을 금지하는 김영란법뿐 아니라 불경기 여파로 당분간 화훼시장의 불황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