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아내 두고 기계에 끼여 숨진 28세 청년의 '슬픈 청첩장'

인사이트금속노조 현대제철지회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결혼한 지 겨우 3개월밖에 되지 않은 28살 청년이 배 속에 아기를 품은 아내를 둔 채 세상을 떠났다.


현대제철 공장에서 정비를 보수하다 기계에 끼여 숨진 청년. 그의 가족에게는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살겠습니다'라는 슬픈 청첩장만이 남았다.


지난 13일 충남 당진시의 위치한 현대제철 공장에서 A열연정 정비팀에 일하고 있던 주모(28)씨는 여느 때처럼 설비 보수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기계가 작동하면서 주씨의 몸이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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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을 듣고 주변에 있던 동료들이 달려왔지만 해당 공장에는 기계를 멈출 수 있는 안전 장치 버튼이 없었다.


결국 주씨는 1차 상반신 협착에 이어 2차 두부 협착으로까지 이어지면서 목숨을 잃었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관한규칙 192조에 따르면 주씨가 정비한 기계에는 반드시 즉각 운전을 정지시킬 장치가 설치돼 있어야 한다.


현대제철회 노조 측은 "법만 제대로 지켰어도 2차 두부 협착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인사이트현대제철지회 홈페이지 


더욱이 주씨가 이제 막 결혼한 새신랑 인데다가 임신한 아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노조 홈페이지 경조사 알림 게시판에는 여전히 주씨의 '결혼 청첩장'이 남아 있다.


청첩장에는 "저희 두 사람이 소중한 분들을 모시고 오늘 사랑의 결실을 이루려 합니다"라며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살겠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떠난 주씨의 안타까운 죽음에 동료들과 유족들은 허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민중의소리에 따르면 노조 관계자는 "사고 소식을 듣고 찾아온 유족들이 '어떻게 현대제철처럼 큰 기업에서 안전장치 하나 없는 곳에서서 일을 시키냐'며 분노했다"고 전했다.


또 "평소 주씨는 착하고 성실해 동료들과도 친분이 두터웠다"며 "동료들은 모두 사고 트라우마로 힘들어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번 사망사고에 노조는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계속되는 사망사고의 원인은 안전관리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사측에 있다.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은 전면 작업중지 지시를 내리고 사측을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현대제철 


한편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사망한 사람은 지난 10년간 33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1월에는 컨베이어 벨트라인에서 일하던 한모(37)씨가 설비에 끼여 숨졌으며, 바로 일주일 뒤 열연 공장에서 기중기를 몰던 장모(35)씨가 추락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2013년 5월에는 아르곤가스가 새어나와 근로자 5명이 질식사하는 대형 사고도 발생했다.


해당 사고 이후 현대제철은 1천 2백억원을 투자해 안전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사망 사고는 끊이질 않고 있다.


이에 전국금속노동조합 측은 산업재해 예방에 무관심한 사측을 질타하며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임신한 아내 둔 28세 청년, 현대제철 공장서 일하다 기계에 끼여 숨져현대제철 공장에서 정비 보수를 하던 28세 청년이 기계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음료 공장 현장 실습 중 기계에 목 끼어 혼수상태 빠진 고등학생음료 공장에서 현장 실습을 받던 제주의 한 고등학생이 기계 벨트에 목이 끼어 중태에 빠졌다.


황규정 기자 kyoojeong@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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