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8일(일)

"군대 보낸 두 아들이 난치병에 걸려 돌아왔습니다"

인사이트KBS2 '제보자들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철원에서 일어난 총기 사고로 군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커진 가운데, 군대에 갔던 형제가 나란히 난치병에 걸려 돌아온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군에 갔던 두 아들이 난치병에 걸려 돌아왔다'며 KBS2 '제보자들'을 캡처한 게시물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사연의 주인공 육진훤씨는 지난 2014년 11월 10일 군에 입대했다. 


그리고 이듬해 5월 10일 5분 대기조 출동 과정 중 서두르다 모기장에 걸려 넘어졌다.


인사이트KBS2 '제보자들


이때 그는 무릎을 침대에 부딪힌 뒤 바닥에 찧었다고 한다.


그런데 통증을 느껴 찾아간 군 병원에서는 육씨의 증상을 '단순 타박상'이라고 진단해 파스 한 장을 붙여줬다.


파스를 붙였음에도 통증은 밤새 이어졌고, 견디다 못한 육씨는 다시 군의관을 찾아갔다.


인사이트KBS2 '제보자들


하지만 군의관은 "아픈 데 없는데 꾀병 아니냐"며 오히려 육씨를 나무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탓에 상태는 점점 심각해졌고, 답답함을 느낀 육씨는 결국 민간 병원을 찾아갔다.


그런데 민간 병원에서 들은 말은 충격적이었다. 다리가 '골절' 됐을 뿐 아니라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CRPS)'까지 왔다는 진단을 받은 것이다.


인사이트KBS2 '제보자들


CRPS는 배우 신동욱이 앓아 유명해진 질환으로 외상 후 특정 부위에 발생하는 매우 드물지만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신경병성 통증을 뜻한다.


간단한 자극에도 산모가 출산 시 느끼는 최대의 통증보다 더 강한 고통을 느끼는 것으로 난치병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육씨는 어머니가 면봉으로 약을 발라주는 과정에서도 극심한 통증을 느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인사이트KBS2 '제보자들


더욱 기막힌 점은 육씨의 동생 육진솔씨 역시 훈련소 행군 중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후 CRPS 진단을 받게 된 것이다.


하지만 당시 진솔씨에게도 '이상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훈련을 강행시킨 군 당국은 현재 "군 병원 외 민간 병원에서 받은 치료비는 모두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KBS2 '제보자들


심지어 지난해 12월에는 서울대병원에 외래진료를 가기 위해 육씨 아버지가 군 병원에 차를 대려고 하자 "사령관 취임식 때문에 차를 댈 수 없다"고 해 비 오는 날 300m가량의 길을 휠체어를 밀고 걷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국방부 관계자는 당시 방송에서 "저희는 나름대로 최선의 진료를 해줬다고 본다"며 "의학적인 면에서 봤을 때 치료 방법이 잘못된 부분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분노를 자아냈다.


인사이트KBS2 '제보자들


한편 한 민간 의사는 "CRPS의 경우에는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면서 "발생 초기 적극적으로 대응을 했다면 이완 부위가 다른 쪽으로 퍼져나가는 것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총탄맞고 숨진 철원 일병, 응급수술 못하는 '일반 헬기'로 옮겨졌다당시 머리에 총탄을 맞은 일병이 탄 일반 헬기는 진동이 심해 응급 수술이 불가능하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