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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식' 아닌 '벌금' 무서워 쓰레기 못 버리는 일본인들

정말 쓰레기를 줍는 성숙한 시민의식은 일본인들이 태초에 지닌 문화적 특성인가, 무엇이 일본인들로 하여금 쓰레기를 줍도록 하는가.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쓰레기를 줍는 '파란 옷'의 사람들. 전 세계 사람들이 그들을 주목하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면서 이변을 일으킨 주인공은 일본 대표팀이었다.


하지만 주인공은 또 있었다. 관중을 가득 채웠던 일본인들의 성숙한 관람 문화도 돋보였다.


경기에서 승리했든, 패배했든 중요하지 않았다. 일본인들은 경기 종료 후 자리를 떠나면서 쓰레기를 줍는 모습을 보였다.


정말이지 멋지고 본받을 만한 모습이라고 전 세계인들이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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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들의 시민의식은 물론 본받을 만 하지만, 자아도취의 정도가 지나쳐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실제로 쓰레기를 줍는 일본인들의 모습이 칭찬을 받기 시작하자 일본 방송들은 "일본인 고유의 특징이자 문화"라고 칭하기 시작했다.


이후 다른 사람들이 쓰레기를 줍는 모습을 보면 "일본을 본받아서 쓰레기를 줍는다"고 포장하기에 이르렀다.


심한 경우 일본을 따라 한다고 억측했다. 아니, 일본인이 아니면 쓰레기를 주울 줄 모른다고 생각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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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알아봤다. 정말 쓰레기를 줍는 성숙한 시민의식은 일본인들이 태초에 지닌 문화적 특성인가, 무엇이 일본인들로 하여금 쓰레기를 줍도록 하는가.


일본 여행을 가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거리는 정말 깨끗하다. 작은 종잇조각을 버리기도 민망할 정도로 쓰레기가 하나 없다.


관광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좁은 골목 사이를 누벼도 쓰레기를 찾을 수 없다.


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거리에는 "쓰레기 무단투기 경고"라는 표지판이 곳곳에 있는데, 경고 문구가 살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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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불법 투기 시 1,000만엔 이하의 벌금 또는 5년 이하의 징역"


1000만엔. 한화로 약 1억원에 해당하는 돈이다. 그랬다. 일본은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를 경범죄 그 이상으로 처벌하고 있다.


지난 2003년부터 일본 환경성은 불법 폐기물 처리를 근절하고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불법투기 미수죄 및 정부의 현장 검사권을 신설했다.


그러면서 법인 불법투기자에게 벌금 최고 1억엔(약 10억원)에 처하도록 하는 등 처벌을 대폭 강화했다.


또한 일반폐기물의 불법투기에 대한 벌금도 1,000만엔으로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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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법인 사업자의 불법투기는 10억원, 일반 시민의 불법투기는 1억원의 벌금을 매기는 것이다.


자치단체는 불법투기가 의심되는 곳을 현장 검사할 수 있으며, 만일 누군가 쓰레기를 버리려고 한다면 그 자리에서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는 권한도 있다.


이렇듯 일본에서는 쓰레기 투기를 엄하게 처벌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어린 시절부터 절대 쓰레기를 버리면 안 된다고 교육받는다.


이것이 습관이 돼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못 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으로 보인다.


"쓰레기 잘못 버리면 가정이 파탄 난다". 일본에서 이런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