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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30년 경력의 베테랑 소방관이셨습니다"

충북 제천 화재로 29명이 희생된 가운데 평생 소방관으로 근무한 아버지를 지켜본 아들이 소방관의 근무 여건과 처우에 관한 글을 올렸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충북 제천 화재로 29명이 희생된 가운데 평생 소방관으로 근무한 아버지를 지켜본 아들이 소방관의 근무 여건과 처우에 관한 글을 올렸다.


지난 23일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소방관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아들 A씨가 제천 화재를 둘러싸고 논쟁이 일고 있는 상황에 대해 무척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21일 발생한 충북 제천시 8층 건물 화재로 29명이 사망하고 33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발생해 국민적인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특히 화재 당시 소방관들이 '초동 대응'에 실패했다는 일부 언론과 유가족들의 주장이 제기됐는데 이후 "화재 현장을 모르는 소리"라는 입장과 "소방관이 몸을 사렸다"는 반론이 맞서면서 논쟁이 벌어졌다.


아직 현장 감식과 분석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는 이렇다 할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사고 당시 고생했던 소방관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분위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A씨는 30여 년 동안 소방관으로 근무하신 아버지를 언급하면서 이번 화재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밝혀 이목을 끌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A씨는 "소방관들 욕하시는 분들이 간과하는 게 있는데 다들 한 가정의 가장들입니다"라며 "소방관들도 목숨 두 개, 세 개가 아닙니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아버지와 대화를 나눴는데 현실적으로 유리창 깨고 화재를 진압하는 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하셨다"며 "유가족들 마음이야 이해도 되지만 구조 현장에서 소방관들의 안전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방화복을 입으면 뜨거운 불 속에도 그냥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시민들의 생각은 옳지 않다고 못박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그는 "방화복 입어도 무척 뜨겁습니다. 맨몸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뜨거운 불 속에서 소방관들도 억지로 참고 일하시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화재를 진압했던 소방관들에 대한 '처벌'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너무 속상하고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A씨는 푸념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소방관들이 목숨을 내놓고 시민을 구하는 '불사신'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소방관도 인간일 뿐이라고 전했다.


그는 아버지와 나눈 대화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A씨는 부친에게 "불이 나면 현장에 뛰어갈 때 두렵지 않으시냐"고 물었는데 이렇게 대답하셨다고 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Ricardo Cuba


"아빠도 사람인데 무섭지. 그런데 들어가야지. 우리 소방관들의 직업에는 꼭 짊어져야 할 무거운 사명감이란 게 있단다..."


한편 충북 제천시 8층 건물 화재로 29명의 아까운 목숨을 잃은 가운데 화재는 발화 이후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확산된 것으로 타나났다.


화재 당시 CCTV에 나타난 것에 따르면 건물 1층 주차장 천장에서 처음 불꽃이 튄 이후 곧바로 차량에 불이 붙고 검은 연기가 이어졌고 이후 불과 5~6분 사이에 거센 불길이 2층으로 번졌다.


작은 난로 하나로 화재 진압 후 젖은 몸 말리는 소방관들제천 화재 현장을 밤새 지켰던 소방관들은 작은 난로 하나로 동료들과 함께 몸을 녹였다.


화재 진압하는 소방관이 맞닥뜨리는 장면은 이렇다충북 제천에서 대형 화재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온라인상에서는 화재 진압 중인 소방관들이 느끼는 공포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영상들이 올라왔다.


김한솔 기자 hansol@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