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익명의 70대 노인이 지하철을 평생 무료로 탄 점이 마음에 걸린다며 손편지와 함께 100만원을 서울 지하철 운영 기관에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8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공사에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시민으로부터 '서울 지하철 사장님께'라는 제목의 손편지 한 장이 배달됐다. 이 편지에는 5만원짜리 20장이 동봉돼 있었다.
올해 나이가 73세라고만 밝힌 이 시민은 "5살 이전에 입은 화상으로 왼쪽 손가락 전체에 장애를 입고 살고 있다"며 "의사가 나를 동정해서 장애 진단을 해줬다. 그때부터 지하철 무임승차를 했다"고 밝혔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이어 "처음에는 기분이 좋았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불편해졌다"며 "오랜 생각 후에 사죄의 마음을 담아 이 글을 드리게 됐다"며 편지를 쓰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무임승차한 것에는 많이 못 미치지만, 실제 나이 73세를 생각해 받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이 노인은 어릴 적 입은 화상으로 인해 장애 판정을 받고 평생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한 점이 마음에 걸려 뒤늦게나마 손편지와 현금 100만원을 공사에 보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 편지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익명의 편지이기 때문에 이 시민이 화상으로 인한 장애 판정을 정당하게 받았는지 여부는 확인할 길이 없다"면서도 "이미 만 65세를 넘겼기 때문에 지금은 지하철 무료 우대권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죄의 마음으로 보낸 이 한 통의 편지가 각박한 시대에 작은 따뜻한 위안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김지현 기자 joh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