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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현직 소방관이 '119신고'로 받은 황당한 출동요청

최장 10일 동안 이어지는 추석 명절 연휴에 무개념 시민들에게 황당한 119신고 전화를 받은 현직 소방관이 사연을 공개했다.

인사이트명절 연휴에도 소방관들은 시민을 위해 쉬지 못하고 근무한다(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인사이트] 홍지현 기자 = 최장 10일 동안 이어지는 추석 명절 연휴에 무개념 시민들에게 황당한 119신고 전화를 받은 현직 소방관이 사연을 공개했다.


명절 연휴 엿새째인 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저는 소방관입니다'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이 올라와 누리꾼들 사이에 '개념 없는 행동 좀 하지 말자'는 반응이 쏟아졌다.


119종합 상황실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현직 소방관 A씨는 "답답하고 씁쓸한 마음을 짧게나마 하소연 합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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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자신의 목숨을 걸고 시민을 살리는 '우리의 영웅' 소방관들(자료 사진) / 연합뉴스


A씨는 "소방관은 국민을 위해 존재하고 국민께서 주신 사랑으로 '국민 신뢰도 1위'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119는 부른다고 무조건 가야하는 머슴이 아닙니다"라고 푸념했다.


워낙 길게 이어지는 연휴인 탓에 이번 명절에는 평소에 비해 갑절이나 많은 신고전화가 폭주했다고 한다.


문제는 위급한 상황에서 소방관의 도움을 요청하는 신고전화가 아니라 상당수 많은 전화가 불필요한 '민원 요청'이었다는데 있다.


인사이트연휴 기간이면 황당한 신고 전화가 폭주한다고 한다(자료 사진) / 연합뉴스


A씨는 "일부 국민들은 우리 119를 소위 국민의 머슴이라 생각하시는 거 같습니다"며 "어제 받은 전화 중 몇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하겠습니다"고 전했다.


무개념 시민의 황당한 구조요청은 '휴대폰을 산에서 잃어버렸다. 중요한 문서가 저장됐으니 찾아줘라', '다리가 아프니까 집에 데려다 줘라', '김치 냉장고 동작이 안 된다. 와서 봐줘라' 등이었다.


말도 안 되는 요청에 대해 정중하게 '출동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씀드리면 상당수 신고자들은 "내가 세금 꼬박꼬박 내는 국민인데 부르면 와야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냐"고 따진다는 것이다.


인사이트황당한 신고 전화에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화를 끊고 걱정부터 하는 소방관들(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이렇게 거절하고 난 뒤에도 A씨는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그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신고 내용이야 충분히 설명 후 웃고 넘어가지만 다수의 건은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며 "우리가 도와주지 못해서 더 큰 사고가 나는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라고 지적했다.


A씨는 "그러나 현실은 이런 단순민원까지 도와 드릴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습니다"며 "이러한 단순출동으로 관할 소방력이 투입되고 그 관할에 분초를 다투는 긴급을 요하는 출동이 간혹 터지는 경우가 생깁니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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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신고 전화만 신중하게 해도 소방관들의 업무량은 크게 줄어든다(자료 사진) / 연합뉴스


그는 끝으로 "저희는 관련법에 근거하여 출동할 수 있습니다. 119 신고전화는 긴급을 요하는 상황에 신고를 하는 긴급전화입니다"라며 "신고 시 다시 한 번 생각해 주시고 취지에 맞다면 신고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라고 당부했다.


해당 게시글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119가 AS센터도 아니고 대체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 "고생 많으십니다! 힘내세요 감사합니다", "소방관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불 끄려 현관문 뜯었다 돈 무는 소방관, 서울시가 지원한다서울시가 소방관들이 화재를 진압하다 발생한 손실에 대해 보상금을 지급한다.


홍지현 기자 jheditor@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