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야, 제발 도와줘" 태풍으로 고립된 가족 '아이폰' 시리로 살린 소녀
집에 물이 잠기자 한 소녀가 기지를 발휘해 가족 모두의 목숨을 살렸다.
[인사이트] 장형인 기자 = 허리케인 하비로 인해 집에 물이 잠기자 한 소녀가 기지를 발휘해 가족 목숨을 살렸다.
지난 6일(현지 시간) 미국 CNN뉴스는 텍사스 주 휴스턴 고등학교에 다니는 14살 소녀 타일러 프랭크가 아이폰 시리로 가족들을 살린 사연을 전했다.
프랭크는 지난 27일(현지 시간) 오전께 물에 둥둥 떠 있는 상태로 눈을 떴다.
허리케인 하비로 집이 물에 잠기고 있었으며 빨리 탈출해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유전병의 일종인 겸상 적혈구성 빈혈을 앓고 있던 프랭크는 몸에 열이 나며 급속도로 건강이 악화됐고, 큰 오빠 조세프(Joseph, 18)의 등에 업혀 지붕으로 대피했다.
엄마 타메코 프랭크(Tameko Frank)와 작은 오빠 브레이렌드(Brayland, 16), 막내 제쿠아로스(Jaquarus, 8)까지 모두 지붕에 피신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아무도 구조하러 오지 않았다.
911 신고도 불가하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도 연결이 안 되는 난감한 상황 속 프랭크 가족들은 점점 절망에 빠졌다.
하지만 그때 아이폰을 챙겨 나온 프랭크는 애플의 음성 인식 서비스 시리(Siri)를 떠올렸다.
프랭크는 시리에게 "시리야, 제발 도와줘"라고 말했고, 시리는 "도울 방법을 찾고 있어요"라고 답했다.
시리는 이후 미국 해안 경비대에게 연락을 취했고, 다음날 헬기를 타고 도착한 경비대가 타일러의 가족을 모두 구조했다.
딸 덕분에 목숨을 구한 엄마 타메코는 "딸이 시리를 이용해 가족을 살릴 줄 몰랐다. 너무 자랑스럽다"며 "몸이 굉장히 아픈 와중에 시리를 떠올렸다는 것도 대단하다"고 전했다.
한편 프랭크 가족의 집은 하비로 인해 모두 잠겼으며, 옷과 생필품 등 모든 게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온라인 클라우딩 펀딩 사이트 고펀드미에는 프랭크의 가족을 돕는 기부활동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