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성적 중하위권 학생은 EBS 강의 들으면 점수 떨어진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대학수학능력시험과 EBS 교재의 연계율이 70%에 육박하면서 많은 학생들이 EBS 수능강의를 시청하고 있지만, EBS 수강이 오히려 수능 점수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7일 동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EBS 수능 강의를 수강한 학생의 수능 수학과 영어 성적이 미수강 학생에 비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해당 연구 결과는 지난 6일 길혜지 한국교육개발원 부연구위원과 백순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가 최근 교육평가연구에 발표한 '성적 분위와 거주지역별 EBS 수능 강의 수강이 수능 점수에 미치는 차별적 효과 분석'에 실려있다.


'EBS 수능강의 수강'은 TV나 PC 등으로 동영상 강의를 시청한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일반고에 재학한 고교생 4,689명을 대상으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고교 재학 3년 동안 수집된 개인·학교 배경 자료와 이 학생들이 2011학년도 수능에서 받은 표준점수를 활용해 학생의 성적분위와 거주 지역에 따라 EBS 수능 강의 수강이 실제 수능에서 수학과 영어 성적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했다.


수학의 경우 EBS 수능 강의 수강 학생이 미수강자에 비해 표준점수가 2.108점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적대별로 나눠 보면 수능 2등급 수준인 상위 10%를 제외한 나머지 성적대에서는 EBS 수능 강의를 수강한 학생이 1.789∼2.366점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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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도 미수강자에 비해 수강자가 평균 1.539점 낮은 점수를 받았다.


중상위권 학생들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지만 하위 10%, 20%, 40% 등 성적이 중위권 이하인 학생들이 EBS 수능강의를 수강했을 때는 미수강자에 비해 점수가 1.756∼2.629점 떨어졌다.


연구팀은 "평균적으로 봤을 때는 EBS 수능강의 수강이 투자한 시간과 노력에 비해 기대한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BS 수능강의 활용해 공부하기보다 다른 방식으로 학습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성적과 거주 지역, 학생 상황 등에 따라서는 성적을 올리는 데 효과적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성적이 하위 20% 정도이면서 중소 도시에 거주하는 학생이 이 강의를 들었을 때 같은 조건의 서울 학생에 비해 수학 과목의 수능 점수가 무려 5.073점 높게 나타났다.


영어는 평균 수능 3등급 정도를 받는 상위 20% 정도의 학생이라면 서울에 거주하는 학생보다 중소 도시와 읍면 이하 지역에 거주할 경우 EBS 수강의 효과가 컸다.


중소 도시 학생이 서울 학생보다 3.734점, 읍면 이하 지역 거주 학생은 4.611점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연구팀은 "대도시에 거주하는 학생들보다 사교육의 혜택을 적게 받는 중소 도시나 읍면 이하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에게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EBS 수능 강의는 학교 간 교육격차, 지역 간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데 부분적으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