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JTBC단독, 매맞는 텔레마케터 충격…계속되는 고통

via JTBC 뉴스룸

 

상사에게 충격적인 폭행을 당하던 텔레마케터들이 수사기관의 높은 문턱 앞에 또다시 눈물을 흘리고 있다.

 

18일 JTBC뉴스룸은 지난 2월 상사에게 상습 폭행을 당했던 '매맞는 텔레마케터' 사건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고 단독 보도했다.

 

앞서 지난 2월 JTBC는 서울 종로에 있는 텔레 마케팅 업체에서, 매출이 적다는 이유로 팀장에게 상습 폭행을 당하는 텔레마케터들의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이곳은 전화로 주간지를 판매하는 업체로 당시 영상 속에는 팀장이 실적이 나쁘다며 우산으로 팀원들의 얼굴과 머리를 인정사정없이 때리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매출이 떨어지면 폭행의 강도는 더 심해졌으며 온몸이 휘청거릴 정도로 매를 맞아야 했다.

 

비인간적인 폭행이 이뤄지는 가운데 더 맞지 않으려면 팀원들은 실적을 올려야만 했다. 그래서 동료들이 벌을 받는 와중에도 눈물을 닦으며 전화영업을 계속했다.

 

충격적인 모습의 해당 영상이 공개되면서 시청자들의 비난이 쇄도했었다. 결국 폭력을 휘두른 팀장은 회사를 떠났고 회사 간부도 사직했다.

 


 

 via JTBC

 

그렇다면 이 사건은 제대로 해결됐을까? 팀원들이 폭행을 심하게 당해 신고했는데도 아직도 제대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이들이 팀장을 고소한 건 지난해 8월, 벌써 1년 3개월이 지났지만 그 사이 담당 검사만 4번이 바뀌었다. 억울한 마음에 빨리 처리해 달라고 해도 기다리라는 대답만 돌아올 뿐이었다.

 

이와 관련해 팀원인 박 모씨는 "가해자한테만 피해받는 게 아니라 법적인 절차에서도 피해 보는 느낌이 든다"며 호소했다.

 

즉 수사기관의 성의는 찾아볼 수 없었던 셈이다. 그리고 이미 4달 전 대질 심문까지 마쳤지만 다시 담당 검사가 바뀌었다는 문자 통보를 받았다.

 

그때마다 피해자들은 악몽 같은 기억을 다시 떠올리며 검사실 문을 두드려야 했으며, 수사를 받을 때마다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껴야 했다.

 

피해자 권 모씨는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6개월 동안 때리는 영상을 만드냐?일부러 맞으려고 일부러?"라며 울분을 토했다.

 

직원들을 폭행했던 팀장은 오히려 팀원들이 실적을 부풀렸다며 이들을 고발까지 했다. 검찰이 사건을 재판에 넘기지 않는 사이에 피해자들은 2차 피해를 입고 있었던 것이다. 

 

피해자 박 모씨는 "국가가 잘못한 사람을 처벌해준다고 했는데 이제는 무조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힘들다"며 "다시 가해자가 피해를 주는 상황만은 막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년 동안 이어졌던 가혹행위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마지막 용기를 내서 사무실을 나온 이들에 대해 사법 당국은 또 한번 눈물을 흘리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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