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발 장전한 뒤 후임병에 '러시안 룰렛'시킨 해군 헌병

YTN

[인사이트] 문지영 기자 = 한 해군 헌병이 후임 병을 상대로 '러시안 룰렛' 게임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YTN은 지난 9월 해군 헌병 소속 A 모 상병이 후임인 B 일병에게 야간 근무를 나가며 지급 받은 리볼보 권총으로 '러시안 룰렛' 게임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안 룰렛'은 회전식 탄창에 총탄 하나만 장전한 뒤 순번을 돌아가며 방아쇠를 당기는 죽음의 게임을 말한다.

A 상병은 공포탄과 고무탄, 가스탄 등 5발이 들어가는 회전식 탄창에 임의의 1발을 장전한 뒤, B 일병을 겨눠 2번이나 방아쇠를 당겼다고 알려졌다.

다행히 격발되진 않았지만 이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었다. 그러나 A 상병은 오히려 공포에 질린 B 일병을 보며 남자가 왜 이렇게 겁이 많으냐고 놀려댔다는 것.

연합뉴스 / YTN

이후 지난 10월에도 A 상병은 또 다른 후임 C 일병과 근무하며 매고 있던 K1 소총을 목에 겨누며 '러시안 룰렛'을 강요했다고 전해진다.

C 일병이 살려달라고 애원하자 A 상병은 엎드려뻗쳐를 시킨 뒤 대검으로 C 일병의 손가락 사이사이를 찍으며 "재밌지? 재밌지?"라는 말을 반복했다. 

결국 C 일병은 손가락 부상을 입었지만 보복이 두려워 신고도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병의 엽기 '가혹 행위'는 선임병들의 신고로 제동이 걸렸지만 군 당국은 가해자인 A 상병과 피해자들을 제대로 격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가혹 행위 제보자는 "생활관을 계속 같이 썼다"며 "A 상병이 피해자들에게 가서 너네 나랑 어차피 오래 볼 사이인데 이렇게까지 나와야 되냐"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군 검찰은 현재 A 상병을 특수 협박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부대 내 또 다른 가혹 행위가 있었는지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