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무한도전' 캡처
[인사이트] 박소윤 기자 = 2016년도 어느새 열흘이 채 남지 않았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영화, 가요, 드라마, 예능 등 각종 분야에서 명대사와 유행어가 쉴새없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나라의 근간을 뒤흔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박근혜 대통령을 명실상부(?)한 '어록 제조기'에 등극케 할 정도로 수많은 유행어를 생산해냈다.
CM송부터 드라마 속 대사까지, 2016년 장르와 영역의 경계를 넘어 대중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뜨거운 사랑을 받은 유행어를 정리해봤다.
단어 하나 하나, 문장 마디 마디에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담겨있는 10가지 유행어를 함께 되새겨보자.
1. 내가 이러려고 ~됐나. 자괴감 들고 괴로워.
JTBC 캡처
2016년 11월 4일, 2차 대국민 담화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자괴감이 들고 괴롭다"는 다소 엉뚱한 담화문으로 국민들을 더욱 분노에 휩싸이게 했다.
이후 박 대통령의 발언은 정치,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재생산, 패러디되며 2016년 최고의 유행어에 등극했다.
"내가 이러려고 직장인 됐나, 피로감 들고 괴로워", "내가 이러려고 다이어트 했나, 요요 오고 괴로워" 등으로 응용할 수 있다.
2. 뭣이 중헌디
영화 '곡성' 스틸컷
영화 '곡성'에서 눈을 번뜩이며 "뭣이 중헌디! 뭣이 중한지도 모름서"라고 외치던 효진의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어린 소녀의 섬뜩한 눈빛 연기와 절묘한 사투리가 어우러진 해당 대사는 수많은 방송, 기사 등에서 패러디되며 화제를 모았다.
3. 히트다, 히트!
MBC '무한도전' 캡처
MBC '무한도전'에서 시작된 유행어.
하하가 해당 유행어로 CF까지 찍게 되자 박명수, 김신영 그리고 정준하까지 '원조' 전쟁에 뛰어들며 '히트다 히트'의 주인을 가리는 소유권 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자매품으로는 김신영의 '힛또~ 힛또~'가 있다.
4. ~하지 말입니다
KBS 2TV '태양의 후예' 캡처
송중기가 하면 평범한 군대식 말투도 유행이 된다.
KBS 2TV '태양의 후예' 속 유시진 대위의 "~하지 말입니다"는 송중기의 꽃미모와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올 초 대한민국 여심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5. 샤샤샤~
(좌) MBC '음악중심' 캡처 / (우) SBS '인기가요' 캡처
2016년 걸그룹 트와이스의 노래 '치얼 업(Cheer Up)'을 빼면 가요계를 논할 수 없다.
부끄러운 듯 볼 근처에 손을 가져다 대며 '샤샤샤~'를 외치는 '트둥이'들의 애교에 오빠·삼촌 팬들의 마음이 모두 녹아버렸다는 후문.
6. 모르는데 어떻게 가요!
MBC '세바퀴' 캡처
다소 엉뚱한 상황에서 탄생한 말로 조세호의 '인생 유행어'라고 불릴 만큼 남녀·노소·세대를 불문하고 인기를 끌었다.
과거 MBC '세바퀴'에서 김흥국이 "안재욱 결혼식에 왜 안 왔냐"고 묻자 조세호가 황당한 얼굴로 "모르는데 어떻게 가요"라고 답한
것에서 유래했다.
7. 하태 핫태
오션월드 CF 캡처
대세 래퍼 '지코'가 부른 한 워터파크의 CM송으로 '하얗게 태우자 핫하게 태워'의 줄임말이다.
중독성 강한 '하태 핫태'라는 후렴구가 전국을 핫하게 달궜다.
8. 사퇴하십시오!
국회방송 캡처
"왜 MS오피스를 마이크로소프트와 독점계약 했습니까! 사퇴하십시오!"
새누리당 이은재 의원의 황당 질문과 어거지에 조희연 교육감도 얼고 온 국민도 얼었다.
9. 꽃길만 걷자
Mnet '프로듀스 101' 캡처
'꽃길만 걷자'라는 말은 원래 아이돌 팬들이 가수를 향해 쓰던 말로 '좋은 일만 생기길 바란다'는 비유적인 뜻을 담고 있다.
이후 Mnet '프로듀스 101'에서 2위를 차지한 아이오아이(I.O.I) 멤버 김세정이 오열하며 "엄마, 오빠. 힘들게 살아왔는데 앞으로 꽃길만 걷게 해드릴게요"라고 말한데서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10. 할 수 있다!
MBC 캡처
지난 8월 열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극적으로 펜싱 남자 에페 부문 금메달을 딴 박상영이 중얼거린 한 마디다.
벼랑 끝까지 몰린 상황에서 "할 수 있다"고 계속해서 되뇌이며 금메달을 포기하지 않는 그의 모습은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박소윤 기자 sos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