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7일(수)

아버지 노래 '아름다운 강산' 부른 '박사모'에 분노한 신대철

인사이트(좌) 신대철 / Facebook '신대철', (우) 신중현 / 연합뉴스


[인사이트] 배수람 기자 = 기타리스트 신대철이 보수단체가 주최한 '박근혜 탄핵 반대' 집회에서 울려 퍼진 '아름다운 강산'을 듣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지난 17일 그룹 '시나위'의 기타리스트 신대철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TV를 보다가 너무 기가 찬 광경을 봤다"며 "안국역 앞에서 친박 단체들이 '아름다운 강산'을 부르고 있더라"고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신대철은 자신의 아버지인 가수 신중현 씨가 1974년 노래 '아름다운 강산'을 작곡할 때 얽힌 일화를 함께 소개했다.


박사모,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가 '박근혜 탄핵 반대' 집회에서 열창한 '아름다운 강산'은 유신정권 내내 금지곡이었다.


인사이트Facebook '신대철'


신 씨는 "당시 최고의 히트곡 작곡가였던 아버지의 증언에 의하면 당시 청와대에서 '박정희의 노래를 만들라'는 내용의 강권을 행했다"며 "그런 노래를 만들 수 없다며 거절하니 다친다는 협박도 했다"고 전했다.


또한 "그 이후 아버지의 작품들이 줄줄이 금지곡이 됐다"며 "고심하던 아버지는 밴드였던 '신중현과 엽전들' 2집에 이 노래를 수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권력자를 찬양하는 노래는 만들 수 없지만 아름다운 우리 대한민국을 찬양하는 노래는 만들 수 있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며 "독재권력자 박정희의 강권을 거부하고 우리나라를 하나로 아우르는 노래를 만들었지만 이 역시 금지곡이 됐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다른 의견은 철저히 배격되었던 시대의 외침으로 아고라 민주주의의 실현을 꿈꾼 노래 '아름다운 강산'을 박사모, 어버이 따위가 불러서는 안 된다"며 분노했다.


특히 신 씨는 "촛불집회 집행부는 나를 섭외하라"며 "내가 제대로 된 버전으로 연주하겠다"며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지난 17일 헌법재판소 앞과 종로 일대에서 열린 보수단체의 맞불집회에는 경찰 추산 3만 3천명이 참가해 박 대통령 탄핵 반대를 외쳤다.


배수람 기자 baeba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