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 싶다'
[인사이트] 정희정 기자 = '국정 농단' 사태의 중심에 있는 최순실 씨 일가가 수십 년 전부터 박근혜 대통령을 만들어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모습을 꿈꾼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6일 방송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악의 연대기 - 최태민 일가는 무엇을 꿈꿨나'를 주제로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 아버지 고 최태민과의 인연에 집중해 이야기를 풀어갔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민의 인연은 지난 1974년 육영수 여사가 서거한 뒤부터 시작됐다. 당시 최태민은 박 대통령에게 3통의 편지를 보낸 끝에 대면할 기회를 가졌다.
지난 2007년 최태민 의혹을 폭로한 김해호 씨는 "최태민이 과연 박근혜의 마음을 뭘로 사로잡았느냐. 어머니 육영수 여사를 보여준다는 것이다"며 "최태민에게는 교리는 없었지만 사람들을 꾈 수 있는 좋은 재주를 가지고 있었다. 바로 최면"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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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전문가 김영국 박사는 "갑자기 '내가 육영수여사야'라고 하면 정신나간 사람으로 보지만 사전 작업을 통해 신뢰를 얻어놓은 상태에서는 결정적인 한 방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태민은 당시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 박근혜 영애를 만나 구국 선교단의 총재를 맡으면서 재산을 증식하기 시작했다. 구국을 명분으로 재단을 만들어 기업에 모금을 강요하고 일반 국민들에게도 돈을 헌납 받아 이를 모두 관리한 것이다.
또한 육영재단 분규 사태에 부정 입학을 주도한 영남대 비리까지 최태민은 박 대통령 일가의 재산 관련 문제의 핵심에 있었다. 하지만 최태민은 항상 박근혜 대통령 덕분에 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박근혜의 신뢰를 등에 업고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에 돌입한 최태민. 10·26 사태로 인해 그 꿈이 무산되는 듯 보였으나 최태민을 계승한 최순실 씨에 의해 오랜 꿈은 실현됐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2년 11월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우리나라가 IMF 관리체제로 들어가면서 굉장히 큰 충격을 받았다"며 "어떻게 세운 나라인데 이렇게 무너질 수가 있는지..."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박 대통령은 고 박정희 전 대통령 관련 사업 예산을 3천 4백억 원 책정하는 등 아버지를 기리기 위해 다분한 노력을 해왔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모든 기준이 국민을 향해서 있는게 아닌 것 같다"며 "아버지로부터 시작해서 아버지로 끝나는 것 같다"고 전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청와대 생활을 시작한 박 대통령. 그는 무려 18년 동안 아버지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철권통치를 이어온 것을 지켜보며 아버지식 정치와 사상을 배웠다.
그에게 국가는 아버지이며 권력은 아버지의 시대를 복원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최태민 일가는 박 대통령의 권력을 이용해 엄청난 사적 이익을 챙기면서 엄청난 부를 쌓았다.
최근 검찰 조사에서는 박 대통령 역시 이를 모르지 않았고, 최 씨 일가를 위해 직접 대기업 총수들에게 거액을 요구한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박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지만 박 대통령 측이 완강히 부인하고 있어서 검찰의 '최순실 게이트' 수사가 어떻게 흘러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