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MBC 사회부 기자의 한탄…"보도국장 물러나라"

인사이트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 / 언론노조 MBC 본부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현 MBC 보도국의 보도 행태를 비판하며 이를 책임지는 보도국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글이 실명으로 올라와 눈길을 끌고 있다.


MBC 사회1부 데스크인 김주만 기자는 7일 오전 보도국 게시판에 '뉴스 개선은 보도국장의 퇴진으로 시작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글에서 김 기자는 "MBC 뉴스데스크가 시청률 30%대를 기록한 적은 있어도 창사 이래 시청률 3%대를 기록한 적은 없었다"며 "보도국장조차 어디부터 취재할지를 몰라 남의 뉴스를 지켜봤다고 받으라고 지시하고, 부국장은 '오늘은 어느 신문을 베껴 써야하냐'고 묻는 현실이 이게 과연 MBC가 맞냐는 의문이 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김 기자는 "정권의 힘이 무서워 보도를 못하는 상황이라면 특종 보도는 못해도 최소한 국장은 사실 관계에 대한 취재라도 지시해야 했다. 그런데 국장은 그렇지 않았다"며 "국장은 기자들이 기사 가치로 판단하지 않고, 국장이 싫어하지 않을까, 부장에게 찍히지 않을까 눈치를 보는 보도국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이어 "반발하는 기자들을 징계하고, 저항하는 기자들은 쫓아내고, 마음에 안 드는 기자들의 입을 틀어막은 결과"라며 "보도국의 함량 미달이 시청자들이 등을 돌리고 기자 스스로를 조소하도록 만들었다"고 한탄했다.


김 기자는 "혹시라도 우리가 최순실의 태블릿 PC를 갖고 있었다 하더라도 과연 지금의 보도국이 이를 보도할 수 있었을까도 의문이지만 그런 꿈같은 일은 MBC에는 벌어지지 않게 됐다"면서 "신문과 종편에 최순실의 농단을 폭로한 제보자들이 'MBC하고는 인터뷰를 안 한다'는 차가운 반응이 이런 우리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건에 부담이 되는 제보는 단 한 건도 들어오지 않으면서, 곤경에 처한 청와대를 구원하는 '이석수 수사 내용 유출'과 같은 뉴스는 취재가 되는 이유를 생각해 보라"면서 "직접 MBC 로고가 담긴 카메라를 들고 거리로 나가 국민들의 소리를 들어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3가지로 구성된 '뉴스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김 기자는 #보도국장과 편집회의 간부들 퇴진 #보도국에서 찍어냈던 기자들 복귀 #기자를 정보원으로 만들지 말고, 뉴스 가치에 따라 기사를 쓰는 기자로 만들 것을 제안했다.


한편 최근 MBC는 다른 언론이 앞다퉈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보도를 하고 있는 가운데, 보도 경쟁에서 뒤처진 모습을 보여 기자들 사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또한 시민들도 집회 현장에서 MBC 기자를 보고 격앙된 감정을 드러내는 등 촬영을 방해해 언론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것이 아닌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내부에서는 "청와대 방송 즉각 중단하라!"는 피켓을 사옥에 붙이는 등 자조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