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학생들 '식중독' 걸리자 교문 닫고 SNS 통제한 고등학교

인사이트식중독 증세를 보인 학생들이 체육관에 모여 역학조사를 기다리는 모습 = 제보자 C양


[인사이트] 정희정 기자 = 서울 시내 여자고등학교 2곳에서 집단 식중독 증상이 발생한 가운데 학교에서 SNS 금지령이 내려져 논란이다.


22일 A여자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1학년 C양은 학교 급식을 먹고 학생들과 선생님 등 400여명이 집단 식중독 증상을 보인다고 인사이트에 제보했다.


C양에 따르면 지난주 금요일 A여자고등학교와 B여자고등학교에서 제공하는 점심 급식을 먹은 많은 학생들과 선생님이 지속적인 설사를 하고 속이 좋지 않은 등 식중독 증상을 나타내고 있다.


식중독 증세가 심각한 C양은 "금요일에 급식을 먹고 토요일 아침부터 설사를 여러번 했다"며 "이같은 증상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속이 너무 안좋다"고 전했다.


인사이트A여자고등학교에서 제공한 금요일 점심 급식 = 제보자 C양


이어 "식중독 증세를 보이는 학생이 너무 많아 오늘(22일) 급식을 중단한채 4교시 단축수업을 진행한 뒤 강당에 모여 역학조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A여자고등학교와 B여자고등학교는 같은 급식실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 당국이 역학조사를 진행하면서 증세의 원인은 곧 밝혀질테지만, 아픈 학생들에 대한 학교의 대응 방식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학교 측은 A여자고등학교와 B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을 체육관에 모아놓고 역학조사를 실시했다.


이런 와중에 학생들이 당시 상황을 SNS를 통해 공유하려하자 이를 통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C양은 "체육관에 격리돼있을 당시 선생님들이 SNS를 못하게 막았다"며 "'혹시 SNS에 올렸다면 너희한테도 좋지 않으니 다 지우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실제 식중독 증세를 보이는 학생들이 모여있는 체육관 내부를 찍어 SNS에 올렸던 한 여학생은 이같은 말에 선생님한테 해코지를 당할까 바로 지웠다고 말했다.


학교는 외부에 보여질 '집단 식중독'에 걸린 학교라는 이미지에만 신경쓰느라 급급했던 것이다.


한편 지속적인 폭염으로 인해 음식물 신선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학생들의 자율적인 행동을 막은 학교의 대응 방식은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