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8일(목)

과거 한반도를 아비규환으로 빠트린 규모 8~9 대지진 5

인사이트(좌) 한국학중앙연구원, (우) 기상청 한국기상기록집


[인사이트] 정은혜 기자 = 지진 안전지대라 불리는 한반도에서도 과거에 '대지진'이 발생한 적이 있었다.


기상청이 발간한 한국기상기록집에 따르면 한반도에서는 약 500년을 주기로 규모 8~9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기록에 남아 있는 첫 대지진은 서기 500년경에 발생했다.


삼국사기의 기록에 따르면 502년, 510년 경 집이 무너지고 사람이 죽는 대지진이 있었다. 기상학자들은 이를 리히터 규모 8~9로 추정한다.


두번째 대지진은 1036년에 발생했다. 고려사, 불국사 기록 등에 따르면 경주에서 3일 동안 지진이 이어졌으며 불국사 불문 등 부속시설이 붕괴되고 석가탑은 붕괴 일보직전의 상황에 놓였다. 리히터 규모 8로 추정된다.


이에 앞서 경주 지방에는 1035년 내내 지도 2~5에 해당하는 지진이 자주 발생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세번째 대지진은 1455년에 발생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경상도와 전라도 일대에 담과 가옥이 무너지고 사람이 많이 깔려 죽는 지진이 발생했다. 진도 8~9에 이른다.


인사이트조선왕조실록 /한국학중앙연구원


네번째 대지진은 1455년에 이어 몇십년이 안된 1518년에 발생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1518년 6월 22일부터 25일까지 팔도 전역에 대지진이 발생했다. 팔도 전역에 대지진이 일어난 건 전에 없는 이상한 일이었다고 기록돼 있다.


기록에 따르면 서울 밖의 모든 가옥이 무너졌고 도성 안의 집채도 무너졌다. 사람들이 밤새도록 노숙하며 두려움에 떨었다. 소리는 우레같았고 천지가 요동했다. 사람들이 모두 마당에 나가 압사당하는 것을 피했다.


다섯번째 대지진은 1681년에 발생했다. 역시 리히터규모 8~9에 이르는 대지진이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강원도의 피해규모가 컸으며 팔도 모두 지진의 영향을 받았다. 설악산의 모든 절이 붕괴됐고 동해 바닷물도 1백보가 물러났다.


특기할 점은 502년과 1036년에 발생한 대지진 이후 약 500년 뒤인 1455년부터 1681년까지 3~4차례에 걸친 대지진이 있었다는 점이다.


또 대지진 발생 전에는 규모 2~5 사이의 작은 지진이 수십회씩 발생했다.


한반도 대지진 500년설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이같은 자료를 토대로 1955년부터 2100년 사이에 한반도에 대지진이 오지 않겠느냐고 말하기도 한다.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