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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발가락 소녀의 7종경기 메달 도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육상 여자 7종경기에는 선천적으로 열두 개의 발가락을 가지고 태어난 젊은 선수가 도전장을 내밀어 눈길을 끈다.

ⓒ 연합뉴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육상 여자 7종경기에는 선천적으로 열두 개의 발가락을 가지고 태어난 젊은 선수가 도전장을 내밀어 눈길을 끈다. 

 

인도 대표로 대회에 출전하는 스와프나 바르만(18)이 주인공이다.

 

13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웨스트벵갈주 잘파이구리의 가난한 가정 출신의 바르만은 양발에 여섯 개씩의 발가락을 가지고 태어났다.

 

인도에서 다지증은 흔히 행운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선수의 길을 걸어온 바르만에게 양 발에 달린 여섯 번째 발가락은 그저 고통이었다.

 

다섯 발가락을 집어넣도록 만들어진 운동화에 발을 구겨 넣다 보니 마지막 발가락은 비틀어질 수밖에 없고, 그는 늘 고통 속에서 훈련하고 경기를 치러야 한다.

 

몇몇 운동화 제조사에서 여섯 발가락이 다 들어갈 수 있는 맞춤형 운동화를 지원해준 적도 있지만, 바르만은 "이틀도 못 가더라"고 고개를 저었다.

 

바르만을 가르치는 수바시 사카르 코치는 "경기용 운동화는 압력이 가해지는 지점을 정확히 지탱해주고 발 모양에도 꼭 맞아야 한다"면서 "하지만 그런 기술력을 가진 세계적인 스포츠용품 업체는 스타 선수가 아닌 바르만에게 관심이 없고, 손길을 보내는 현지의 업체들은 기술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바르만은 "신발을 신을 때마다 아프고, 특히 달릴 때면 통증이 더 심해진다"면서 "운동화 속에 발을 가지런히 잘 넣어 보려고 노력하지만, 결국은 압력을 받아 발가락이 휘어지고 만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바르만은 어려운 집안 형편 탓에 7종경기의 종목별로 맞는 경기화도 갖추지 못했다. 

 

포환던지기와 800m 경기를 제외한 5종목에서는 질 낮은 평범한 운동화를 신고 트랙과 필드에 나서야 한다. 

 

ⓒ 연합뉴스

 

그럼에도, 바르만은 빠르게 실력을 기르며 아시안게임 메달을 노리고 있다.

 

원래 높이뛰기 선수로 시작했다가 코치의 권유로 7종경기로 종목을 바꾼 바르만은 지난해 훈련 2개월 만에 인도 유스대회에서 4천435점으로 2위에 올랐다.

 

이어 올해는 최고 기록을 5천400점까지 끌어올렸다.

 

메달권을 노릴 만한 성적이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7종경기 동메달리스트인 파밀라 아이야파(인도)는 5천415점을 받았다. 

 

지난해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치에 기리야마(일본)가 5천451점으로 동메달을 따낸 바 있다. 4위 후미에 다케하라(일본)의 스코어가 5천401점이었다.

 

바르만은 인천에서 5천500점에 도달해 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다지증으로 인한 문제를 더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저 가능한 한 적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목표를 향해 연습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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