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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도 없는데" 해경 '땜빵' 역할까지 하는 소방관들

고질적인 인력부족에 시달리는 소방관들이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종합상황실로 파견되며 업무가 가중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정부의 준비 없는 해경 해체로 소방관들이 해수욕장 안전활동에까지 투입돼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


16일 제주소방안전본부는 이번 여름에 개장하는 도내 해수욕장 11곳의 종합상황실에 소방관 15명을 배치한다고 밝혔다.


해수욕장의 종합상황실은 해수욕장에서 발생하는 민원을 처리하고 구조대원들이 휴식을 취하기도 하는 공간으로 해수욕장 안전을 책임지는 역할을 담당한다.


해당 업무는 원래 해안경찰이 했던 업무였으나 지난 2014년 세월호 사건 이후 해경이 해체되면서 해수욕장 관리·안전 업무가 지자체로 넘겨지게 됐다.


이후 지자체에서는 각 소방안전본부에 해수욕장의 안전 업무를 지시하면서 소방관들이 해수욕장 상황실에서 근무를 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문제는 현재 전국적으로 소방인력 부족 현상으로 소방관들의 업무가 가중되는 상황에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되면서 충분한 휴식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소방안전본부는 15명의 상황실 직원을 파견하는 것 외에도 종전대로 각 해수욕장마다 3~4명의 구급대원을 배치하고 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안전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도 해수욕장 안전을 위해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에서 배치한 인원은 47명이었다.


2014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110여 명을 배치했던 것에 50%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인 것이다.


여기에 올해는 33명 정도를 배치하는 것으로 알려져 나머지 인원은 소방관들과 의용소방대, 수변안전요원 등으로 채워야 한다.


여기에 제주도내 소방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소방관들의 업무가 무겁게 부여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해 말 발표된 '제주도 소방력 기준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도내 적정 소방 인력은 947명이지만 현재 소방본부의 정원은 680여 명으로 260여 명이나 부족한 실정이다.


의용소방대와 안전요원들이 해수욕장 안전에 대해 각별히 주의를 기울인다 하더라도 소방관들에게 업무가 가중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안 하던 업무를 하지 않다보니 피곤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여서 괜찮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 도내 해수욕장은 오는 27일 이호테우해변을 시작으로 다음달 1일 모두 개장할 계획을 하고 있다.


한국의 휴양지를 넘어 아시아 전역에서 관광객이 몰려드는 여름 해수욕장 안전을 지자체에 떠넘길 것이 아니라 정부도 함께 힘을 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