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이승만 풍자 시' 쓰고 수천만원대 소송당한 대학생의 입장


장민호씨가 창작한 '우남찬가' / 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정희정 기자 = 이승만 전 대통령을 풍자하는 시를 창작해 수천만원대의 소송을 당한 대학생이 입장을 밝혔다.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장민호씨는 이승만 전 대통령 풍자시 '우남찬가'를 썼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한 것에 대해 "두렵지 않다"며 당당히 말했다.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있는 장씨는 "국문학은 전공한 적이 없다"며 "우연한 기회에 친구로부터 대회 소식을 접하고 참가하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평소에 정치·사회·역사에 관심이 있었다는 그는 "이 전 대통령 시를 쓸 때 가로는 찬양, 세로는 비판하는 내용으로 풍자시를 쓰려고 의도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우남찬가'는 가로로 읽으면 이 전 대통령의 업적을 찬양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각 행의 첫 글자만 놓고 세로로 읽을 경우 '한반도 분열', '민족반역자', '국민 버린 도망자', '망명 정부 건국' 등으로 읽히면서 이 전 대통령을 실랄하게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장씨는 "'우남찬가'로 입상할 줄도 몰랐고, 이렇게 큰 논란이 될 줄도 몰랐다"며 "공과 과가 확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의 공과를 한 시에 담고 싶었다"면서 창작 이유를 전했다.

 

이어 "개인의 자유로운 의견 표출에 대해 거대 조직이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며 억누르려 한다"며 "표현의 자유가 보장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자유경제원을 향해 비판했다.

 

앞서 장씨는 지난 3월 24일 자유경제원이 개최한 '이승만 시 공모전'에 참가했다.

 

대회 당시 주최측은 장씨가 창작한 '우남찬가'에 입선을 부여했지만 해당 시의 숨은 뜻이 온라인을 통해 퍼지자 뒤늦게 수상을 취소하고 장씨를 고소했다.

 

현재 주최측은 장씨를 업무방해·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한 가운데 6천만원에 이르는 위자료까지 청구해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