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cebook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인사이트] 정희정 기자 = 서울대학교 조소과 학생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미술작품이 같은 대학 타과생에 의해 심하게 파손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1일 페이스북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에는 서울대 조소과 학생이라고 밝힌 한 학생의 제보가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제보글에 따르면 약 3주 전 서울대 미술대학 앞 '작품 동산'이라 불리는 야외 조각 실습장에 놓인 작품들이 훼손되거나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산산조각났다.
제보 학생은 "작품 동산에 설치된 몇몇 작품이 타과 학생에 의해 심하게 훼손됐고, 이는 타과 학생이 영상 촬영 작업을 하다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작품 하나 만드는데 한학기 이상의 정성과 노력이 필요하다. 작품은 예술가가 되기 위한 습작이며, 앞으로의 작업을 구상하기 위한 연구 과정"이라며 작품이 미대 학생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설명했다.
특히 제보 학생은 "사전에 주인과의 어떤 협의도 없이 설치 실습장의 안내 간판도 무시한 채 저지른 처사"라며 분노했다. 마지막으로 "동산의 작품들이 잘 보존되도록 많은 분들이 이번 일을 재고해주길 바란다"며 당부의 말을 전했다.
현재 작품을 훼손당한 미대생은 아무 말도 없이 작품을 부수고 사라진 타과 학생에게 사과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성의 요람이라 불리는 대학에서 상식 이하의 행동을 저지른 학생에 대한 비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있었다면 자신의 작품을 위해서 누군가의 노고를 아무렇지 않게 짓밟는 이런 행동은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