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하려 번개탄 피웠다 아들만 죽인 30대 엄마
3살짜리 아들과 자살기도를 했다가 아들만 숨지게 한 30대 여성에게 살인죄가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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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구은영 기자 = 3살짜리 아들과 자살기도를 했다가 아들만 숨지게 한 30대 여성에게 살인죄가 적용됐다.
19일 전북 전주완산경찰서는 살인혐의로 A씨(33)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5일 전북 전주의 한 원룸에서 우울증을 앓던 A씨는 세 살배기 아들과 자살기도를 시도했다.
A씨의 남편은 전에도 자해와 자살기도를 했던 아내가 연락을 받지 않자 집으로 달려왔다. 하지만 현관문은 굳게 잠겨있었고 연기 냄새만 날 뿐이었다.
남편의 신고로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현관문을 강제로 열고 집안에 들어가자 안방에 있던 아들은 이미 숨이 멎어있었고 거실에는 A씨가 바닥에 쓰러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곧바로 병원에 옮겨진 A씨는 일주일 뒤 의식을 되찾아 건강을 회복했고 이후 가족들은 A씨를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아이를 죽일 의도는 없었다"며 "거실에서 피운 연기가 아이의 방으로 들어갈 줄 몰랐다. 모두 내 책임"이라고 후회했지만 고의적인 살인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창문 밖으로 연기가 새나가지 않도록 창문 틈을 막아놓은 점 등을 보아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아들을 숨지게 할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살인의도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살인혐의를 적용하는 것이 맞다"며 "아이를 살리려는 노력이 있었는지는 재판과정에서 설명할 일"이라고 밝혔다.
구은영 기자 eunyoungk@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