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의회 권력을 싹쓸이하면서 선거판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최대 피해자로 거론되고 있다.
머스크가 천문학적인 자금을 지원한 공화당 후보들이 주요 승부처에서 줄줄이 낙선하면서, 그가 추진하던 핵심 사업들마저 제동이 걸릴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폴리티코와 NBC 등 주요 외신은 지난 4일 "머스크가 지원 사격에 나섰던 공화당 후보들이 전방위로 완패했다"며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던 머스크가 이번 선거의 실질적인 최대 패배자"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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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단체 퍼블릭시티즌 분석을 보면 머스크가 이번 선거를 겨냥해 슈퍼팩(정치자금 모금 단체)에 쏟아부은 금액은 약 4억4500만 달러(약 6000억 원)에 이른다.
선거판 전체를 통틀어 가장 큰 손이었다. 자금 대부분은 머스크 본인이 설립한 '아메리카팩'과 공화당 상원 후보들을 밀어주는 '상원리더십펀드'로 집중됐다.
머스크의 타격이 가장 뼈아픈 곳은 자신의 핵심 거점인 텍사스주였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 본사가 자리 잡은 텍사스는 1988년 이후 민주당 상원 의원이 한 번도 나오지 않은 공화당의 대표 텃밭이었다.
머스크는 전체 선거 지원금의 절반에 달하는 2억 달러 이상을 텍사스 선거전에 쏟아부었다. 하지만 결과는 12%포인트 격차로 제임스 탈라리코 민주당 후보의 압승이었다.
머스크가 전폭 지지한 현직 그레그 애벗 주지사도 민주당 지나 히노호사 후보에게 자리를 내줬다. 민주당 소속 텍사스 주지사 탄생은 1995년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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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주요 승부처에서도 연패가 이어졌다. 머스크의 아메리카팩이 자금을 투입한 오하이오·미시간·메인주 상원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들이 전부 고배를 마셨다. 특히 미 항공우주국(NASA)과 국방부 예산을 관장하는 상원 세출위원장직을 맡던 메인주 수전 콜린스 후보마저 낙선했다.
미 정부 기관을 최대 고객사로 둔 스페이스X는 내년부터 수주 환경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머스크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이번에는 내 선거 개입용 우주 레이저가 작동하지 않은 모양"이라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선거 완패의 후폭풍은 머스크의 사업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텍사스 내 대규모 반도체 공장 '테라팹'과 신규 데이터센터 건립 사업은 주정부의 승인과 협조가 필수적인데 민주당 당선인들이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 중단을 공약한 히노호사 주지사 당선인은 "텍사스가 시민을 위한 곳이 될 것인가, 억만장자들의 세상이 될 것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상원 당선인 제임스 탈라리코 역시 "세계 최초의 조만장자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 텍사스는 팔 물건이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다만 주 의회 다수당이 여전히 공화당인 점은 변수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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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서의 사업 추진이 불투명해지자 머스크는 우주 데이터센터 구상을 다시 꺼내 들었지만 시장은 냉담하게 반응했다.
4일 장전 거래에서 스페이스X 주가는 3.6%, 테슬라는 3.5% 하락했다. 다수당을 차지한 민주당이 선거 전부터 예고했던 머스크 관련 의혹 조사를 본격화할 경우 법적·정치적 압박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