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마주치면 누구나 발걸음을 돌려 피할 만큼 위압적인 체격을 자랑하는 대형 맹견이 집 안에서는 고작 몸무게 2.2킬로그램 남짓한 새끼 고양이의 서슬 퍼런 기세에 눌려 쩔쩔매는 기막힌 동거 생활이 전해졌다.
동물 전문 유튜브 채널 '더 도도(The Dodo)'가 지난 2일 공개한 영상에서는 대형 맹견 카네코르소 '디젤(Diesel)'과 아기 고양이 '님버스(Nimbus)'가 한 지붕 아래서 나누는 특별한 일상이 상세히 다뤄졌다. 단단한 근육질 몸매와 묵직한 체구를 지닌 맹견 견종이 손바닥만 한 아기 고양이에게 자신의 전용 방석마저 고스란히 빼앗긴 채 눈치를 살피는 반전 모습이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보호자는 두 살이 되기 직전 파양 위기에 놓였던 디젤을 입양해 가족으로 맞이했다. 입양 당시 이전 보호자로부터 디젤이 덩치만 컸지 겁이 많고 극도로 순한 '순둥이'라는 설명을 들었으며, 실제로 집에 온 첫날부터 집단 내 우두머리 기질을 보이는 통상적인 대형견과는 완전히 궤를 달리했다. 체구가 워낙 커서 집 안의 가구나 문틀에 툭툭 부딪히기 일쑤인 덜렁이 성격이지만, 자신이 길을 막아서거나 물건을 건드릴 때마다 혹시라도 사람이나 주변에 해가 될까 안절부절못하며 눈치를 살피는 소심한 대형견이었다.
평화롭던 디젤의 일상에 균열이 생긴 것은 보호자가 지역 커뮤니티 앱을 통해 유기묘였던 새끼 고양이 님버스를 구조해 집으로 데려오면서부터 시작됐다.
님버스는 디젤의 얼굴 전체가 자신의 온몸보다 훨씬 더 클 정도로 체급 차이가 났지만 거구의 맹견 앞에서도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디젤을 보자마자 망설임 없이 다가가 얼굴을 앞발로 후려치거나 머리 위로 껑충 뛰어오르는 등 거침없는 기세를 뿜어냈다.
디젤은 님버스의 맹렬한 공격에 맞서 으르렁거리기는커녕 행여나 자신의 커다란 발이나 입으로 아기 고양이를 다치게 할까 극도로 조심하며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님버스가 침대 중앙을 턱 하니 차지하고 드러누워도 디젤은 자리를 비켜달라는 헛기침 한 번 내지 못한 채 서성거렸다. 보호자가 "디젤, 네 침대잖아. 비키라고 해도 돼. 너도 당당하게 네 입장을 밝혀야지"라고 다독여도 디젤은 그저 순한 눈망울을 끔벅이며 님버스의 횡포를 고스란히 받아냈다.
보호자는 밖에서 산책할 때면 마주치는 행인들이 디젤의 맹견 외모에 겁을 먹고 길 건너편으로 돌아갈 정도로 무서워하지만, 집 안에서는 몸무게 2.2킬로그램짜리 꼬마 고양이에게 꽉 잡혀 사는 서열 꼴찌 신세라며 역설적인 현실을 전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둘 사이에는 독특한 유대감이 형성됐다.
님버스는 디젤이 자신을 절대 해치지 않고 끝까지 인내해 준다는 사실을 알아챘고, 저녁 시간이 되면 디젤의 곁으로 다가와 몸을 길게 뻗으며 체온을 나눴다.
디젤 역시 자신을 괴롭히던 작은 동생을 묵묵히 곁에 누워 지켜주며 평화로운 일상을 구축했다. 보호자는 "가장 거대한 개가 가장 부드럽고 다정한 심장을 가졌다"며 덩치 큰 반려견이 보여준 배려심을 자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