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경찰청의 압수수색을 받은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에서 교수 7명이 집단 사직을 결정했다. 생후 4개월 영아 사망 사건 수사 과정에서 발생한 압수수색을 둘러싸고 의료계와 경찰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경기 남부 지역 핵심 소아응급의료기관의 운영 공백이 현실화될 위기에 놓였다.
지난 27일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장과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한 의원은 "오늘 국감을 보고 교수 7명이 사직하기로 결정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 의원이 교수들의 사직을 만류하자 "손이 떨려서 경기남부경찰청 관할에서는 진료를 못 하겠다"는 응답이 돌아왔다. 현재 실제 사직서 제출 및 병원의 수리 여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10.27/뉴스1
사건은 지난 7월 15일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에서 치료 중이던 생후 4개월 영아가 사망하면서 시작됐다. 유가족은 의료진의 과실 의혹을 제기하며 고소했고,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달 30일 의료과실 수사를 위해 센터 내 진료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의료계는 환자 진료가 진행되는 소아응급실에 경찰이 투입돼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은 환자 안전을 위협하고 진료를 방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경찰 측은 병원과 사전 협의를 통해 진료에 지장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영장을 집행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압수수색을 지휘한 함영욱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장은 이날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여야 의원들은 의료기관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압수수색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함 단장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24시간 헌신하는 의료진의 노고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며 "압수수색 당시 소아응급실 의료진이 겪은 진료 차질 등에 대해 수사 책임자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명시적 사과는 나오지 않았다. 함 단장은 "의료사고 전담 수사팀이 사전에 병원 관계자와 협의했고, 비어 있는 진료실에서 관계자가 참여한 가운데 필요한 최소한도의 압수수색을 집행했다"고 해명했다.
국민의 힘 한지아 의원 / 뉴스1
한 의원은 병원 측 설명은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경찰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의료진에게 비키라고 요구했고, 병원 법무팀도 현장에 동행하지 않았다는 것이 병원 측 주장이다. 한 의원은 "함 단장이 사과만 했어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수원에서 가장 큰 병원인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의료센터를 문 닫게 할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건복지부 정은경 장관은 교수들의 사직 결정 대책을 묻는 한 의원의 질의에 "경찰청과 협의를 좀 더 하겠다"고 답변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이만희 의원도 "경위를 정확히 파악하고 양당 간사와 협의해 위원회 차원의 대응 방안을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일 국정감사에서 경찰청과 협의를 통해 의료계 의견을 반영한 의료사고 수사 및 압수수색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