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시험장에서 육안으로 인공지능(AI) 스마트안경을 가려내기 불가능에 가까우며, 자칫 일반 안경을 오인해 지목했다가 거센 민원과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일선 교사들의 호소가 나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지난 21일부터 오늘(27일)까지 전국 중·고교 교원 271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수능·모의고사 감독 업무 관련 2차 현장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2.3%는 현재 마련된 감독 절차로는 스마트안경 착용 여부를 식별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번 설문에는 실제 수능 시험장 감독을 맡아본 경험이 있는 교원이 91.4%(2482명)에 달했다.
세부적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가 58.7%, '그렇지 않은 편이다'가 23.6%를 기록했다. 현장에서 스마트안경을 구별해낼 수 있다는 긍정 답변은 3.5%에 불과했으며, '판단하기 어렵다'는 유보적 반응은 14.2%로 집계됐다.
전교조
교사들이 기기 적발 과정에서 가장 크게 체감하는 불안은 '일반 안경을 스마트안경으로 오인했을 때 발생할 민원·분쟁'(64.4%)이었다.
육안상 생김새가 비슷해 의심 대상자로 지목하는 행위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응답도 48.0%에 달했다.
반대로 부정행위 기기를 놓쳤을 때 감독 태만으로 문책당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45.9%로 높게 나타났다. 판별 주체와 감독관의 법적 책임 소재 불명확(21.5%), 검사 중 다른 수험생의 집중 방해 우려(16.0%)도 뒤따랐다.
교육부가 최우선으로 내놓아야 할 대책으로는 '의심 기기를 판단할 전문 인력·체계 구축'(64.8%)이 1위로 꼽혔다. 이어 '구체적인 식별 기준과 상황별 대응 절차 매뉴얼 마련'(53.4%), '절차 준수 시 기관 차원의 민원 대응 및 법률지원'(49.9%), '감독관 업무·법적 책임 범위 명시'(41.1%), '사전 안내와 입실 전 확인 강화'(34.4%), '확인 업무 전담 인력 추가 배치'(20.7%) 순이었다.
이에 전교조는 고사장 입구에 전자기기 전문 검색대를 마련하고 기기 판별을 전문 인력에 일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적발 과정에서 수험생이나 학부모가 제기하는 민원 역시 감독관 개인이 아닌 교육 당국이 전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감독관 처우 개선과 면책 규정 마련을 향한 목소리도 높았다. 노동 강도와 중압감에 걸맞게 수능 감독 수당을 올려야 한다는 문항에는 97.6%가 찬성표를 던졌고, 1인당 하루 감독 시간을 최대 2교시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는 요구도 94.6%에 이르렀다.
전교조는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감독관에 대한 면책을 보장하고 소송책임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육안으로 가리기 힘든 신종 부정행위에 맞서 전문 탐지 체계를 세우고, 감독 교사가 억울한 법적 분쟁을 겪지 않도록 제도적 방패를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