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뼈 갑옷으로 온몸을 감싼 채 바다에서만 생활한 것으로 추정되는 2억3천700만년 전 양서류 화석이 발견됐다. 현재 알려진 8천여 종의 양서류가 바닷물에서 살지 못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27일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와 중국 구이저우성 지질박물관, 베이징대 공동 연구팀은 과학 저널 네이처 생태학 및 진화에서 구이저우성 후기 트라이아스기 지층에서 완전한 해양 생활에 적응한 최초의 양서류 화석 2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게로토락스 마리티무스'라고 명명된 이 신종 해양 양서류 화석은 보존된 골격 길이가 각각 73.7㎝와 48.7㎝다. 2억3천700만년 전 지층에서 발견된 이 화석은 뼈로 된 갑옷으로 몸을 감싼 채 몸통과 팔다리뼈가 거의 제자리에 연결된 상태였다.
고대 양서류 '게로토락스 마리티무스' / CHEN Geng, 중국 구이저우대
논문 교신저자인 료스케 모타니 UC 데이비스 교수는 "화석이 당시 육지에서 30㎞ 떨어진 해양 퇴적물에서 발견됐고, 거의 완전한 골격 형태로 보존돼 있다는 점이 이 동물이 바다에서 살았다는 것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바다에서 발견되는 동물 사체는 부패하거나 건조되면서 팔다리가 떨어져 나가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번 화석은 팔다리뼈까지 거의 제자리에 연결된 상태로 보존됐다는 점에서 살던 곳 근처에서 죽었음을 의미한다.
물과 육지를 오가며 생활하도록 진화한 양서류는 개구리와 도롱뇽 등 8천종이 넘는다. 하지만 바다에서만 생활하는 양서류 종은 지금까지 알려진 바 없다. 양서류는 피부를 통해 수분을 흡수하고 호흡하기 때문에 염분 농도가 높은 바다에서는 생존이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일부 양서류가 담수와 바닷물이 섞이는 곳에서 염분을 어느 정도 견디기도 하지만, 바닷물의 높은 염분 농도가 피부를 통한 수분 손실을 초래해 여전히 큰 생리적 장벽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게로토락스 마리티무스의 표본 / Ryosuke Motani
화석 발견 장소가 해양 퇴적물이라는 점 외에도 화석 뼈의 스트론튬 동위원소 분석 결과가 바다 생활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뼈에 남아 있는 스트론튬 동위원소 비율이 당시 바닷물의 값과 가까웠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스트론튬 동위원소가 주변 암석의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화석의 뼈와 주변 암석에서 측정된 값이 뚜렷하게 달랐다고 밝혔다. 이는 게로토락스 마리티무스가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해양 환경에서 살았다는 해석을 뒷받침한다.
게로토락스 마리티무스는 납작한 몸 전체를 덮고 있는 뼈 갑옷과 물고기에 가까운 생물학적 특성 덕분에 해양 환경의 한계를 극복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뼈 갑옷이 피부를 통한 수분 손실을 줄여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신 입으로 바닷물을 삼킨 뒤 소화관에서 수분을 흡수하고, 아가미를 통해 과도한 염분을 배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Ryosuke Motani
화석의 머리와 목뼈 구조를 분석한 결과, 게로토락스 마리티무스는 먹잇감이 가까이 오면 입을 빠르게 벌려 물과 함께 빨아들이는 방식으로 해저의 먹이를 잡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섭식 방식은 해저에서 먹이를 기다렸다가 빨아들이는 현대 상어류인 워베공과 비슷하다.
연구팀은 게로토락스 마리티무스가 바다에 들어간 뒤 염분 환경에 적응하는 신체 구조를 갖춘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조상 계통이 이미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뼈 갑옷과 아가미가 해양 적응의 발판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양서류가 바다에서 살 수 없다는 기존 통념에 예외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척추동물이 육지에서 바다로 진출한 진화 과정과 양서류의 해양 적응 가능성을 이해하는 데 단서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